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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평 Oct 20. 2023

보사노바에게

09.30


그대가 삶을 보는 방식으로 세상을 누비고 싶다
가을날 아름드리 나무들의 노오란 꼬까옷이 가을바람과 농담을 부리고
파아란 하늘 위 뭉게구름이 뭉게뭉게, 떠간다
아뜩한 포근함이 몸을 안아오고, 선율은 그대로 흐른다
기타줄을 튕기고, 삼삼오오 모여 웃음을 나누는 사람들

그대가 바라보는 삶은 참 그립다
언젠가의 내가 잠결에 떠올릴 이 순간
언젠가의 내가 꿈에서나마 보길 염원할 순간
스쳐지나가는 사람의 향수와 같은 순간
아름드리 나무의 꼬까옷은 어느새 헌옷이 되어
가로수길에 널부러지기 마련이지만
나는 아직 꼬까옷을 벗을 준비가 되지 않았나 보오

그대가 세상을 사랑하는 대로 사랑하고 싶다
흰 건물 새로 해님이 아름아름 인사하고
상록수가 단풍과 함께 솔바람을 타고 춤을 춘다
가만히 보다보면 그 솔바람이 나를 찾아와
콧잔등을, 머리 끝자락을 간질이고 간다
달달달 돌아가는 선풍기가 푸근한 날씨를 반긴다

아- 지나갈 순간들이여
아- 돌아오지 않을 순간들이여
아- 내가 사랑하게 되어버린 순간들이여
순간은 순간이기에 사랑할 수밖에 없어져버린다

그 찰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영원을 살아갈 수 없기에….

https://youtu.be/wB8AArJG6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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