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
오늘은 마음이 가을 하늘처럼
높고 쓸쓸했다. 혼자라는 단어가
마치 메아리처럼 가슴속에서
울려 퍼졌다. 몇 달째 품고 있던
고민들이 무거운 구름처럼
마음 위에 드리워져 있었다.
그 구름들을 걷어내고 싶어도
바람이 불지 않는 날에는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답이 없어 자꾸만 제자리로
돌아오는 생각들... 혼자서 끙끙
앓다가 어느 순간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그것들은 나를 지치게 만든다.
그 모든 이유들이 오늘이라는
하루에 조용히 겹쳐졌다. 기대했던
일들이 내 마음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애써 쌓아 올린 것들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뭐가 그렇게 힘들었는지 나도
정확히는 모르겠다. 그냥 마음이
울컥했고... 누구에게도 쉽게 말할 수
없는 감정들이 가슴속에 조용히
쌓여만 갔다. 누가 내 안을 한 번만
들여다봐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또 그게 너무 민망하고
창피한 생각처럼 느껴져서 입을
다문 채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무기력함이라는 감정은 안개처럼
스며든다. 모든 것이 흐릿하게
보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 외로움은 또 다른
방식으로 찾아온다. 고요한 밤의
적막 속에서 나 혼자만
깨어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도 오늘 저녁... 지금 이 순간
작은 위로가 되는 것들이 있다.
따뜻한 차 한 잔을 우려내는 순간
그 향기가 마음의 창문을 열어주었다.
컵을 두 손으로 감싸 안으며 전해오는
온기가 마치 누군가 내 손을
잡아주는 것 같았다.
그 순간만큼은 혼자가 아니었다.
잔잔한 음악이 공간을 채웠다.
피아노 선율이 마음의 결을 따라
흘러가며 복잡하게 엉켜있던
감정들을 하나씩 풀어주었다.
첼로의 깊은 울림이 가슴 깊숙한
곳까지 닿아서 말로 표현할 수
없었던 아픔들을 어루만져 주었다.
음악은 정말 마술사 같다. 보이지
않는 손길로 상처를 치유해 준다.
이렇게 밤이 깊어가는 시간에 나는
컴 앞에서 이 글을 긁적이고 있다.
마음속 파도들을 글이라는 그릇에
담아내고 싶었다.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가며 무겁게만 느껴졌던
감정들이 조금씩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글쓰기는 나만의 작은 의식이다.
하루의 무게를 덜어내고 마음을
정화하는....
혼자라고 느끼는 이 순간들이
사실은 가장 나다운 시간들 인지도
모르겠다.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오롯이 내 마음과 마주할 수
있는... 외로움조차 나의 일부분이고
그것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진정한
평화가 찾아오는 것 같다.
내일 아침이 오면... 오늘과는 또 다른
빛깔의 하루가 시작될 것이다.
어떤 색깔이 될지는 모르지만 그 모든
색깔들이 내 삶의 팔레트를 풍성하게
만들어줄 거라고 믿는다.
지금 이 순간... 커피 향과 음악
그리고 이 글과 함께하는 시간이
충분히 소중하다.
혼자여도 괜찮다. 때로는 혼자여서
더 아름다운 순간들이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