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오래 머무는 마음

by 맥키아

어릴 때의 사랑은 늘 감정의 언어로만
이해되었다. 마음이 설레고, 보고 싶고,
손끝이 닿을 듯 말 듯한 거리에서
가슴이 조금 더 빠르게 뛰는 것.
그 모든 것이 사랑의 전부라고 믿었다.

그래서 사랑은 늘 불안정했다.

기분이 좋은 날에는 더 깊어졌고,
사소한 말 한마디에 금세 식어버리기도
했다. 마치 날씨처럼, 예고 없이 변하는
어떤 것이었다. 그 시절의 나는, 사랑을
‘느껴지는 만큼’만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한 살, 두 살 나이를 더해갈수록
사랑의 결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상하게도, 마음이 가장 뜨거운 순간보다
마음이 조금 식어버린 순간에 사랑의
진짜 얼굴이 보였다. 예전 같았으면
돌아섰을 순간, 이제는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왜 서운했는지, 왜 상처가 되었는지,
그리고 이 관계를 내가 정말 놓고 싶은 건지...

그 질문 끝에 남는 것은 감정이 아니라
선택이었다. 사랑은 더 이상 ‘얼마나
좋아하느냐’의 문제가 아니었다. 오히려
‘이 사랑을 계속 지켜나갈 것인가’에
대한 조용한 결심에 가까웠다.

어떤 날은 여전히 마음이 벅차오르고,
어떤 날은 이유 없이 지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의 곁에
남아 있기로 하는 것... 그게 어쩌면
지금의 내가 이해하는 사랑이다.

사랑은 결국 감정이 시작이지만,
의지로 완성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서로의 가장 좋은 순간이 아니라
가장 흔들리는 순간에도 곁에 있겠다고
말할 수 있는 마음. 그리고 그 말을
하루하루 조용히 지켜내는 태도.
그래서 요즘의 나는 사랑을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이 사람이 좋아서 시작된 마음이
시간이 지나도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것, 그리고 그 바람을
스스로의 선택으로 지켜내려는 것.

사랑은...

‘얼마나 뜨거운가’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머무를 수 있는가’의
문제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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