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맑음
어느 날 문득... 가까웠던 사람과의
거리가 멀게 느껴질 때가 있다.
말 한마디가 의도와 다르게 전해지고
그로 인해 마음에 작은 균열이 생긴다.
우리는 그 틈을 두고 갈팡질팡 망설인다.
먼저 다가가야 할까...
아니면 멀어지는 게 나을까...
며칠간 마음이 무거웠다. 잘 지내던
사람과 멀어진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더 외롭고 아픈 일이었다. 그래도 나는
그 관계를 잃고 싶지 않았다. 결국
우리는 마주 앉았다. 처음엔 어색하고
조심스러웠지만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꺼내놓자 서서히 얼어 있던 감정이 녹기
시작했다. 서로가 얼마나 오해하고
있었는지 진심이 어떻게 왜곡되었는지를
차분히 이야기하며 풀어갔다.
좋은 관계는 어려운 순간에도 길을 찾는다.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기보다는 그 문틈
사이로 따뜻한 말 한 줄을 건넨다.
오해 속에서도 다리를 놓는 것이다.
서로를 향해 천천히 손을 뻗고
"그때 네 마음이 어땠는지 알고 싶어"라고
말하는 것. 어쩌면 오해는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모른다.
감춰진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
그 너머의 진심을 발견하는 순간이다.
오해는 언제든 생길 수 있다. 사람은
각자의 세계에서 살아가고 같은 말을
듣고도 서로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니까...
하지만 그 오해를 풀기 위해 한 걸음
내딛는 용기 그것이 관계를 지켜내는
진짜 힘이다. 때론 솔직한 대화가
필요하고 때론 조용한 기다림이 필요하다.
상처받은 마음을 안고도 다시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그 관계는 이전보다
더 단단해진다. 우리는 서로를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해하려는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가까워질 수 있다. 오해가 풀리는 순간
마치 흐린 하늘 뒤에 햇살이 스며드는 것처럼
그 사람의 진심이 보인다.
좋은 관계란 상처 없는 관계가 아니라
상처를 함께 어루만지는 관계다. 완벽한
이해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불완전함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함께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한 번의 오해를
넘어설 때마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고 마음의 폭도 그만큼 넓어진다.
좋은 관계는 그런 것이다.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어떻게든 풀리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그 관계 안에 애정과 노력이
스며 있으니까... 오해는 지나가는 구름일 뿐
햇살은 다시 그 사람과의 사이를 비춰준다.
오해도, 상처도, 결국 지나가는 것임을...
서로가 서로를 진심으로 바라본다면 말이다.
힘든 며칠이 지나고 우리는 그렇게 서로에게
다시 다가갔다. 그리고 또 함께 웃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