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을 위한 斷想. 26

- 중년의 글쓰기

by 둘리아빠


☞ 중독은 별 게 아니다. 화장실에 갈 때마다 휴대전화를 들고 가서 10분 넘게 변기에 앉아 있는 게 중독이다...돈을 쉽게 버는 방법은 사용자를 ‘중독’에 빠뜨리는 것이다...중독과 습관의 차이는 종이 한장 두께에 불과하다.


☞ 편리함이라는 욕망을 위해 자기 자신이 벌거벗겨진 줄도 모른다...자신의 행동,감정,성향 등이 상품화되어 거래되는 줄도 모른다. 삶을 편하게 해준다는 유혹에 생각 없이 넘어간다.


☞ 나의 뇌를 리셋하기로 했다. 휴대전화를 던져 버렸다. 인터넷 접속을 그만두었다. 텔레비전을 치워버렸다.


☞ 나의 정체성은 내가 반복적으로 하는 일이나 행동, 생각을 통해 드러난다...내 삶이란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반복적으로 투입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내게 주어진 시간은 삶이란 이름으로 분해되고 변형되어 소비된다.


☞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그래서 6500만년 동안 진화의 과정을 거쳤다면, 인간보다 더 우수한 지적능력을 갖춘 지구의 최상위 포식자가 되지 않았을까?...공룡들이 구상한 정치체제나 사회, 경제체제가 지구를 움직이고 있을 수도 있었을 텐데, 지금 인간이 만든 것들과 근본적으로 달라졌을까?


☞ 온갖 데이터들이 전파에 실려 내 주변을 떠돌다가 내가 가지고 다니는 휴대전화를 통해 수신된다...내 주변에는 수신되기를 기다리는 온갖 데이터들이 떠돌아다닌다...통화 데이터, 문자 데이터, 경찰이나 소방서의 무전 데이터들...아무에게도 수신되지 않는 데이터들이 모이는 곳은? 그 데이터들은 어디로 갈까?


☞ 인간의 진화과정을 믿는다면, 눈에 보이지 않은 티끌 같은 물질도 150억 년쯤 되는 시간이 흐르면 의식을 갖게 된다.


☞ 우리의 뇌는 먹이 앞에서 자제력을 발휘할 만큼 진화하지 않았다?...식품 광고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 추락한다는 느낌...혼자 추락하지 않고 내 주변의 모두가 같이 추락한다면, 내가 추락하는 것을 실감하지 못할 것이다...내가 추락하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것은 주변의 타인들은 그럭저럭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 마르크스 시대의 고전적인 노동자의 특징...다수를 차지한다, 사회의 부를 창출한다, 자본가로부터 착취를 당한다, 대부분 빈곤하다, 혁명이 일어나더라도 잃을 게 없다, 그러니 혁명에 참여할 충분한 동기가 있다...더 이상 전통적 의미의 ‘노동자’는 존재하지 않는다...삼성전자의 주식을 갖고 삼성전자의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사람을 순수한 ‘노동자’라 할 수 있을까?


☞ 빅데이터 사회에서 인간은 데이터를 생산하는 대상으로 전락한다...마치, 내부에 센서가 부착되어 운전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자동차처럼.


☞ AI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든다면, 일을 덜하게 하면 된다는 생각을 못할까?...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사회의 생산력이 감소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늘어날 수도 있으니, 일하는 시간을 줄이더라도 예전의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텐데...문제는 변화된 시장 환경의 수확물을 일부 사람들이 독점/사유화 한다는 데 있다?


☞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더라도 그에게는 회복될 ‘일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코로나가 사라지더라도 달라질 게 없다...일상이 회복될 거라는 희망이 존재하지 않는다...그에게는 애초부터 ‘일상’이라고 할 만한 게 없었다...회복되어야 할 일상은 긍정적 의미를 지닌 것이다. 만약에 그런 것이 없다면 ‘회복’이란 단어를 쓸 수는 없다...회복이란 단어는 상황이 긍정적으로 변화할 때 사용한다...‘환자가 회복되다’처럼.


☞ 세상을 누구의 시선으로 바라볼 것인가?...가진 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살만할 것이고, 없는 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개판 같을 것이다.


☞ 부동산의 가치가 터무니없이 높게 평가되면 상대적으로 노동의 가치는 하락한다...가치란 상대적이다?


☞ 내 생각을 남에게 강요하지 않는 것, 목구멍까지 올라온 욕설을 꾸역꾸역 밀어 넣으며 억지 웃음을 짓는 것, 후배들의 말도 안 되는 주장에 추임새를 넣으며 끝까지 들어주는 것 ...‘꼰대의 늪’으로부터 벗어나는 길.


☞ 공무원 시험이 최선의 선택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남들과 같은 궤도에는 올라탈 수 있다...공무원 시험을 통과한다는 것은 변변치 않지만 삶의 정상 궤도에 진입하는 것이다. 그 궤도가 행복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당장 추락할 위험은 면한다.


☞ 유인원에 불과했던 인간이 삶의 터전을 나무 위에서의 땅으로 바꾸자는 결심을 할 때의 두려움과 불안함 같은 거?


☞ 우리 생각의 원시성...진화의 초기 단계에 생존에 필요하여 우리 뇌에 심어진 호전성, 적대감, 두려움, 상호 불신, 맹목적 분노...파충류의 뇌에 저장되어 있는 동물적 감정들...


☞ 생태계의 피라미드...맨 밑바닥의 생존을 전제해야 꼭대기 존재도 가능한다?


☞ 칼 세이건이라는 사람이 말했어?..그게 누군데?...<코스모스>라는 대작을 쓴 사람...‘성 생활의 심한 억압은 인류의 평화를 해치는 죄악이다’라고...성 생황을 억압하면 피부 접촉이 줄어들고 그러면 사람들은 폭력적 성향을 띄게 된다는 거야...자주 껴안아 주면 인류의 미래가 밝아진다고 하던데...그 말을 믿는다고?


☞ 과학적 사고방식...세상에 절대 진리는 없다. 오류는 끊임없이 수정되어야 한다.


☞ 의식이 명료한 채, 뼈에서 살을 하나씩 발라내는 고통을 느끼며 감당한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 그에게 망각을 축복일 수 있었다...망각을 통해 현재의 고통을 견디어 간다?


☞ 인간이란 동물은 멸종 위기종이다?...다양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하루 아침에 멸종할 수도 있다?..중세 페스트로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사라졌다.


☞ 어쩌면 삶은 단순히 시간 때우기 일지도 몰라... 시간을 허투루 보내면 안 된다는, 머릿속에 누가 박아놓았는지도 불분명한 편견 때문에,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아등바등 몸뚱이를 놀리고 있는지도...




⁂⁂ 작가는 스스로 만들어낸 인물의 손아귀 안에 있어야 한다.

반대의 경우라면 문제가 발생한다.

- 앤 비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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