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년의 글쓰기
☞ 결혼은 단순하면서도 복잡하다. 혼자 살다가 둘이 같이 사는 것이 단순한 측면이라면, 그 결합으로 새로운 세상이 태어난다는 것은 결혼의 복잡한 측면이다. 세상에는 별별 일이 다 일어난다. 결혼으로 만들어 낸 세상이라고 다를 리 없다.
☞ 하루살이에게 인간만큼의 수명을 부여한다면 좋아할까?...그 긴 시간을 무엇을 하며 보내야 할 지 걱정하지 않을까. 어쩌면 먹고살기 위해 지겹게 노동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 본래의 하루 분량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을까?
☞ 빛의 속도를 감안하면 지금 내 앞에 있는 그녀의 모습은 과거의 모습이다. 그녀와 내가 물리적으로 한 몸이 되기 전에는 바로 지금의 그녀 모습을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빛의 속도가 초속 30만 킬로미터이며, 우리가 본다는 것은 빛이 물체에 반사되어 나온 것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3미터 정도 떨어진 사람을 본다는 것은 대충 1억분의 1초 전의 그 모습을 보는 것이다...그녀가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 그 말이 내게 도달하는 시간을 감안하면 그 말이 내게 오는 동안 그녀의 생각이 이미 변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람들은 계속 상대방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는 누구나 세상에 길들여져 있다.
☞ 불안감은 미래 때문이다. 과거를 후회하는 사람은 있지만 불안해하지는 않는다. 미래에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 때문에 사람들은 불안해 할 뿐이다....미래를 생각하지 않으면 불안할 일도 없다...미래가 얼마 남지 않은 사람은 불안하지 않다?
☞ 휴대폰이 없던 시절에도 그럭저럭 살았다. 그때도 행복한 사람은 행복했고 불행한 사람은 불행했다...사람들은 처한 환경이 어떻든 꾸역꾸역 살아간다...
☞ 잡다한 중고물품을 파는 가게...중고 가구나 가전제품 따위가 아니라, 부서진 책상다리, 깨진 유리창, 샤시문 쪼가리, 쓰다 남은 전선 조각, 연필이나 노트, 신문지 등...쓰레기로 버려질 물건을 이용해 생활용품을 만들어 파는 가게를 운영한다?
☞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의 노동도 누군가에 의해 소비되어야 의미가 있다?...노동도 상품이다...누군가에 의해 소비되지 않는 노동은 시장가치가 없다...누군가 내 노동을 소비하지 않으면 나는 생존을 위한 소비를 하지 못한다...시장가치가 없는 노동...노동자가 존경받는 사회는 지났다. 지금은 소비자 시대다...그런데, 노동자도 돌아서면 소비자가 아닌가?
☞ 돈 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었다...돈은 생존을 위한 번거로운 인간관계들을 줄여 준다...예전에는 집을 짓기 위해 이웃과 품앗이를 하면 나중에 그만큼의, 유사한 노동으로 돌려주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돈으로 해결한다...돈 때문에 이웃이라는 존재의 중요성은 줄어든다.
☞ 예전에는 동네 가게에 며칠 동안 얼굴을 보이지 않으면, 무슨 일이 있나 싶어 가게 주인이 집으로 찾아오기도 했다.
☞ 자본주의는 상품을 더 팔아먹기 위해 가족을 해체하여 개인을 소비자로 만들었다...예전에는 가족 단위로 물건을 구입했다면, 지금은 개인 단위로 구입한다...거실에 있던 텔레비전이 각 방마다 설치되어 있다...한 대면 족하던 전화기가 개개인의 휴대전화로 대체되었다.
☞ 직업이란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표현하는 방법?...기업가는 돈으로, 소설가는 문장으로, 스포츠 선수는 육체적 기술로, 화가는 그림으로 자신을 세상에 내보인다... 직업이 없는 사람은 세상에 자신을 드러낼 기회를 얻지 못한다...존재하지만 존재를 증명하지 못하는 그림자 같은 존재 ...존재가치의 문제...잉여인간?
☞ 그는 ‘변절’이라는 단어를 사용해도 될 만큼 이념이나 사상에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놓은 적은 없었다...그는 항상 어중간했고, 이도저도 아닌 상태에서 젊음을 보냈다...그는 지켜야 할 신념이라는 게 없었다.
☞ 고통이란 게 바다 위를 지나간 배의 흔적이 사라지듯 그렇게 쉽게 없어지는 게 아니다.
☞ 회사 생활을 하는데 정의감은 하나도 쓰잘머리가 없다...괜한 정의감으로 멋모르고 나대다가 잘리기만 할 뿐이다...정의 좋아하네! 죽자고 돈을 벌어야 하는 회사에 정의가 무슨 쓸모가 있어. 거추장스럽기나 하지...다른 사람들은 정의감이 없어서 그런다고 생각해? 그게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어서 가만히 있는 거야.
☞ 회사라는 조직에도 다양한 층위의 먹이사슬이 있어...아무런 생각없이 시키는 일만 꾸역꾸역한다면 제일 하층이야. 동물로 치면 초식동물이라 할 수 있지.
☞ 그의 인생에는 사이드브레이크가 없었다. 비탈길에서 잠시 한숨을 돌리려고 걸음을 멈추면 인생이라는 자동차는 자꾸 뒤로 밀려 내려간다.
☞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세상을 바꿀 수는 없었다. 오히려 세상의 무지막지한 힘 앞에 자신이 무기력하게 변해 갔다... 아무리 불합리하더라도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
☞ 그의 머릿속에서 생각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궁금했다...상황에 부딪히면 어떤 사고회로가 작동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지 알고 싶었다.
☞ 생존에 필요한 기억은 먼저 유전자에 보관되고, 다음에는 뇌에, 그리고 도서관으로 이어진다...태어나서 처음에는 유전자에 기록된 정보를 이용하고, 조금 자라면서 뇌를 이용하고, 나중에는 책을 통해 생존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
☞ 퇴직을 하자, 마치 거대한 항공모함에 승선했다가 동력도 없는 고무보트로 갈아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우리의 뇌는 쉽게 속는다...인공적인 향을 통해, 음악적 조작과 눈에 보이는 이미지 조작을 통해, 향수를 떠올리는 개념의 조작을 통해...‘유기농’이라는 말과 ‘공장식 축산’이라는 말에 우리는 미리 선입견을 갖고 고기를 대한다.
☞ 페이스북의 진정한 '고객'은 돈 한푼 내지 않고 페이스북에 글이나 사진을 올리는 자가 아니라, 그들의 데이터를 구입한 후에 활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자들이다...'데이터 자본주의'의 포식자들...
⁂⁂ 젊은 작가들에게 충고하고 싶습니다. 젊을 때 다른 직업을 찾아보세요. - 조 퀴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