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을 위한 斷想들. 1

- 중년의 글쓰기

by 둘리아빠




☞ 인생처럼 회사 생활도 마라톤이다. 초반에 전력질주를 하면 나중에 페이스를 잃어서 힘들다. 느긋하게 결승선까지 간다고 생각하고 힘을 적절히 분산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 사람들에게 ‘신변 비관’은 가장 흔한 자살의 이유로 알려져 있었다. 마치 만병치료제처럼 신변 비관은 대부분의 자살의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그는 자신의 죽음이 신변비관으로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았다. 자신은 살고 싶었으나 세상이 그를 가만히 놔두지 않아 자살한다는, 원수를 죽이고 싶었지만 죽이지 못해 화가 나서 자살한다는 유서를 남겼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유서를 신변비관의 강력한 증거로 받아들였다...


☞ 가난한 거지로 사느냐, 부유한 노예로 사느냐는 선택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노예의 삶은 싫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하지만, 노예로 살더라도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 사람의 성격이나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라는 시스템의 운동원리를 거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돈이 많은 노예는 언젠가 해방되어 자유의지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거지는 영원히 거지 상태를 벗어날 수 없다.


☞ 사기꾼도 먹고 살아야 한다. 먹고 살려니 사기꾼이 된 것이다. 먹고 살 수만 있었다면 그들은 사기꾼이 되지 않았을까? 남을 속이고 뒤통수치면서 일상의 동력을 얻는 사람들은 없을까? 웬만큼 성공한 사기꾼이 계속 사기를 치고 다니는 것 보면 그런 사람도 찾아보면 몇 명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하지만, 꼭 뭔가를 선택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선택하지 않더라도 삶은 언제나 나에게 무언가를 들이밀고 나는 맥없이 그걸 붙들고 씨름해야 한다.


☞ 비가 오는 날의 해질녘이면 그는 언제나 술을 마셨다. 비의 습기를 더한 소주는 평소보다 독했다.


☞ 평범한 어조로 아무렇지도 않게 던지는 말에도 온갖 감정이 배어 있다. 비꼬는 말, 조롱하는 말, 제발 잘난 체하지 말라는 말...


☞ 일상과 나를 연결해 줄, 일상에 나를 붙들어 매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불행하게도 가족은 아니었다.


☞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말하는 놈이 있지. 하지만 내게 타인은 구경꾼에 불과해. 내 삶에 대해 엄청 관심이 많은 척하지만 내가 구렁텅이에 빠진다면 구경만 하고 있다고.


☞ 정치인들의 말들은 간결하고 멋있어 보였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의 말은 내 삶과 유리되어 있었다.


☞ 밤에 덮고 잘 이불 하나 정도는 갖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가난한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다. 그냥 호텔에 들어가 매일 깨끗하게 세탁되는 남의 이불을 덮고 자는 사람들도 세상에는 많다.


☞ 사고의 전환... 병이 다양해지면서 치료약이 늘어난 게 아니라, 제약사에서 이 약 저 약을 개발하다보니 치료해야 할 병이 많아졌다. 굳이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병’도 치료해야 한다고 우기게 된다면...


☞ 내가 가진 것에 비례해서 그 가치는 줄어든다?. 내가 여름 정장 양복을 두 벌 갖고 있다면, 한 벌 갖고 있을 때보다 그 가치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 먹고 살 돈을 버느라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할 시간이 없다?


☞ 그는 하루를 온전히 견디어 낼 수 있는 자기최면이 필요했다. 그는 하루를 ‘오늘도 죽지 말자’는 자기 최면으로 시작했다.


☞생존에 대한 막무가내와 같은 본능이 역겨웠다.


☞ 살아간다는 것은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내가 하루를 살면 하루치의 나만의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내가 사라지는 순간 그 이야기는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야기는 누군가가 들어주어야 한다. 내가 만든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가족이고 친구다.


☞ 그의 자존심은 바람 빠진 튜브처럼 얄팍하고 볼품없었다. 그 자존심마저 제대로 드러낸 적이 없었다.


☞ 탈모 치료를 건강보험에 포함시키겠다는 공약... 탈모에는 진보나 보수의 구별이 없다. 진보적인 후보자가 이런 공약을 내세울 때 심한 탈모로 고생하는 보수적인 유권자는 마음이 흔들릴까?





⁂ 인간을 모르면서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쓸 수는 없는 거다. - 정유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