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로우니까~ Elegant+ Economical+ Eco
최근 나는 편안한 단화가 필요해 빈티지 쇼핑몰인 Brown Street에서 중고제품을 구입했다. 얼마 전까지 하이힐을 즐겨 신던 나는 발목 염좌로 눈물을 머금고 낮은 단화 신발을 사야 했다. 한겨울에도 치마를 즐겨 입고, 한여름에도 긴 웨이브 머리를 고수하는 나는 누가 뭐래도 나만의 스타일과 멋스러움을 추구하기를 좋아한다. 키가 작아 하이힐을 즐겨 신었는데 발목 때문에 단화를 신어야 한다니 그 자체로 얼마나 답답했던지!
그러다 아담하고 귀여운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신발을 빈티지 쇼핑몰 Brown Street에서 발견하였다. 둥근 코, 연노랑 가죽의 플랫슈즈인데 구두 뒷부분에 노란색 가죽끈이 크로스로 매듭 처리되어있어 귀엽고 깜찍한 느낌이 들었다. 멜빵 치마나 멜빵바지를 입고, 신으니 너무 귀엽게 잘 어울렸다. 발 볼도 넓어 편했고 에나멜이 아닌 천연가죽이라 편안한 착용감을 주었다. 귀여운 스타일을 추구하는데,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귀여움을 주는 빈티지 노란 플랫슈즈!
빈티지 쇼핑몰, 혹은 중고시장은 시중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스타일보다는 자신이 추구하는 멋스러운 스타일의 제품을 찾을 수 있다. 누구에게는 그것이 레트로 스타일일 수 있고, 누구에게는 그것이 60년대 구찌 스타일일 수도 있다. 빈티지 시장에서는 정해진 스타일도 정해진 패션도 없다. 정답이 없는 곳, 하지만 자신만의 멋을 찾을 수 있는 곳, 내가 빈티지 의류를 망설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첫 번째 이유이다.
빈티지는 정해진 스타일도 정해진 패션도 없다.
정답이 없는 곳, 하지만 자신만의 멋을 찾을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빈티지 시장
요즘 내가 즐겨 입는 스타일이 있다면 점프슈트나 멜빵 치마나 멜빵바지에 간단하게 무지 티나 크롭티를 입는다. 즉 자연스러우면서 귀여운 스타일을 추구한다고 할 수 있다. 나의 스타일에 맞는 멜빵바지를 찾는 중 Brown street 쇼핑몰에 올려진 유니크한 멜빵바지가 보게 되었다. 사실 온라인 중고쇼핑몰인 OO마켓도 내가 자주 이용하는 곳이긴 하다. 거기서 볼 수 있는 멜빵바지는 시중에서 볼 수 있는 범위 안의 멜빵바지였기에 내가 원하는 유니크한 멜빵바지를 찾는 것은 어려웠다. 빈티지 전문 쇼핑몰인 Brown street는 역시 날 실망하게 하지 않았다. 아이보리 계열의 통바지 스타일 멜빵바지는 허리와 다리에도 단추가 들어가 라인을 잡아 주어 부하게 보이지 낳으면서 자연스러운 편안함과 귀여움을 주는 스타일이었다. 어쩌면 다른 중고의류보다 비쌀 수도 있지만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구매하는데 지불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이라 생각되었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옷들은 대량으로 생산되어 가격이 다소 저렴할 수 있다.
유니크한 것은 독특하므로 희소성에 대한 가격이 지불된다. 빈티지 쇼핑몰에서 구입한 것은 유니크하기에 단 하나밖에 없는 옷이며, 그래서 그 희소성에 대한 값을 합리적으로 지불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빈티지는 Second-hand 제품이기에 원래 제품이 지녔던 가격보다 저렴한 특성이 있다. 그러나 원래 지녔던 제품의 가격보다는 저렴하지만, 희소가치가 있어 유니크에 대한 비용이 지불된다. 그런데도 내게 빈티지 의류는 내게 경제적이며 희소성에 대한 비용 정도는 지불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합리적인 제품이다. 이것이 내가 빈티지 의류를 망설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두 번째 이유이다.
유니크한 것은 독특하므로 희소성에 대한 가격이 지불된다.
빈티지 쇼핑몰에서 구입한 것은 유니크하기에 단 하나밖에 없는 옷이며,
그래서 그 희소성에 대한 값을 합리적으로 지불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7월 초순인데 벌써 폭염주의보, 폭염경보가 연일 뉴스에 오르내린다. 심지어 서유럽의 한 나라는 40도가 넘었다고 하며 기자는 올여름 무척 무더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인간이 편리한 삶을 사는 대신 만들어 내는 필연적인 부산물, 이산화탄소. 이산화탄소가 지구를 덮어 지구 내부의 온도를 높이며 여러 가지 기상이변과 자연재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은 재해 수준을 넘어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결국 우리는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을 줄이는 삶을 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갑자기 중고의류 이야기를 하다가 지구온난화니,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을 줄이는 삶이니라는 이야기를 해서 뜬금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들은 관련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전 세계 의류산업에서 해마다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세계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0%를 차지한다. 옷을 만들 때 들어가는 물의 양은 연간 1조 5000억 리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생산되는 옷 중 상당수는 ‘패스트 패션’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빠르게 생산·판매된 뒤 몇 번 입지 않고 버려지기 일쑤다. 이렇게 버려진 의류 폐기물은 연간 39만 3900톤이며 의류 폐기물 소각 시 생산하는 때만큼이나 많은 이산화탄소(의류 폐기물 1kg 소각 시 12kg 이산화탄소 발생)가 발생한다. 그런데 빈티지 쇼핑몰 Brown Street에서 약 20톤의 헌 옷을 재활용하여 중고의류 제품으로 새활용하여 한 해 동안 소나무 360만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친환경적인 성과를 걷었다고 한다. 내가 빈티지 의류를 구매하는 것이 의류 폐기물을 재활용하게 되어 환경오염물질의 배출과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줄여 환경 보호하는 일에 자연스럽게 동참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나는 환경운동가라든지 시민운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가성비 좋고 예쁜 것을 좋아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그런데 내가 하는 평범한 구매행위가, 그리고 멋스러운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가 자연스럽게 지구를 살리는 행위로 이어진다고 하는데, 굳이 구매행위가 환경을 파괴하는데 일조하는 선택을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왕이면 환경을 살리는 착한 소비를 하는 것이 기후 위기 하에 살아가는 평범한 지구인으로서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참여가 아닐까 싶다. 내가 빈티지 의류를 망설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세 번째 이유는 환경을 살리는 착한 소비이기 때문이다.
빈티지 의류를 구매하는 것은
의류 폐기물을 재활용하게 되어
환경오염물질의 배출과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줄여
환경 보호하는 일에 자연스럽게 동참하게 되는 것이다.
이왕이면 환경을 살리는 착한 소비를 하는 것이
기후 위기 하에 살아가는 평범한 지구인으로서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참여가 아닐까 싶다.
참고 문헌
김민제(2021). 세계 CO2 배출량의 10%은 의류산업에서 노쇼핑족이 뜬다 : 한겨레신문 5.21일 자
에이치엠. 에코 스타트업 보고서
글 : 늘보다
그림: cartoonmovement.com , 늘보다 https://pin.it/7J77jh4
글은 https://brownstreet.co.kr/ 빈티지 문화 깊이보기 연재 투고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