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에 대한 생각을 끊어내고 싶다
나이의 앞자리가 4에서 5로 바뀐 지 두 번째 해
이전 정부에서 새로 정한 나이셈법에 따르면 첫 번째 해
뭐가 어찌 되었든 간에 이제 어디다 내놓아도
중년을 넘어선 나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아직 철들지 않아도 부끄러울 게 없다고 생각했던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에
60세가 되기 전에는 나이 먹었다는 말을 꺼내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스스로 다짐했을 뿐 아니라 여기저기 공포하고 다녔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거야. 나는 60살이 되기 전에 나이 들었다는 말은 절대 안 할 거야"
그런데 웬걸, 2021년 코로나19에 감염되고 한 달을 앓고 난 후 갑작스럽게 노안이 찾아오고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병치레가 잦아지면서 나이는 속이지 못한다는 둥, 돋보기 없으면 아무것도 못한다는 둥
나의 나이 듦에 대해 여기저기 떠들고 다녔다.
"나이 드니 머리가 안 돌아간다. 감기에 너무 자주 걸린다. 새로운 것을 공부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재미있는 일이 없고 맛있는 것도 없다"
나에게 찾아온 노화를 나의 생활 모든 것에 연결시켰다. 회사에서도 소극적이 되고 꼰대소리 듣기 싫어 말을 줄이고 나이 든 사람이 너무 나서면 안 된다고 스스로 활동 반경을 줄여나갔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떠들고 다녔던 나는 어디로 숨어버린 걸까
다른 사람보다 노화에 더 민감해하고 스스로 나이 들어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가스라이팅하고 있다
현명한 나이 듦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필요한 것이지만 그것이 나를 옥죄이지 않도록 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오늘 우연히 유튜브 쇼츠에서 59세 비보이 영상을 보았다
누군가가 나에게 비보잉을 권하면
'이 나이에 무슨 비보잉이냐 우리 나이에 무리하면 관절 다 나가고 평생 고생이다'
라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59세 비보이는 어린 사람 못지않게 멋지게 비보잉을 선보이고 있었다. 몸도 가볍고 열정에 가득한 그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나는 너무 오랫동안 나잇값 못하는 어른이 될까 조마조마해 온 것 같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멋진 인생 선배들이 있어 다행이다. 나이에 갇혀 모든 것을 노화에 연결시키는 습관을 어서 벗어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