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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의 북극 Jul 22. 2024

유폐된 기억

그 날 그곳에 있었던 잊혀진 사람들을 잊지 않기 위해


유폐된 기억




타오르는 태양에도


아이들의 웃음소리 자지러지고


들꽃 가득한 마을 안쪽으로는


고요한 숲길




전쟁의 먹구름이 내리기 전


강철 새들의 울음소리 들리더니


고요한 숲길 속에


강철비가 쏟아진다




한 여름 쏟아진 장맛비에 놀라


범람하는 강물을 피해


달아난 한줄기 사람들


산산이 부서지는 삶의 파편


쌍굴아래 숨죽인채


끝없이 펼쳐진 죽음의 그림자


안간힘을 써도 어둠은 흔들림 없이


그들을 감싼다


삶과 죽음의 위태한 경계에서


웃음자지러진던


아이의 눈동자 속에도


짙은 공포가


고요한 숲길에 어둠처럼 자리잡는다




귀를 막아도


짐승의 울부짖음을 막을 수 없고


뼈속까지 시린 냉기로


서로를 보듬고


서로의 심장 소리에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있음을 확인 하던


그들은 하나둘


밀페된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불빛 없는 어둠


어디서나 그림자는 끝도 없이 늘어져


기억조차 사라진 그날의 기억은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변하면서


말라버린 강물의 바닥에서


숨죽여 흐르고 있음을


사라진것은 기억이 아니라


그날의 너와 그날의 우리




살떨리게 시린 한 여름의 냉기를


지금 이 순간에도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


머리위에 이름 모를 새가


날아간다


점점이 멀리 날아가다


잊어버린 것이 생각난 듯


돌아와 한 동안 머리 위를 맴 돈다


오랜 상처인 듯 움푹 패인 흉터 자국을 확인 하고는


무심히 날아올라 


먹구름이 물러가는 


하늘위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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