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아사나]사라스 조이스의 갑작스런 영원한 죽음을 애도하며
길었던 시간
어쩌면 순식간에 지나간 시간
시간은 물리적인 것인가, 아니면 인식에 불과한 것인가?
한 시간의 시간은 짧게도, 느리게도 흘러가니
나는 그 존재를 새삼 생각해 본다.
가볍게 누워 구르며 오늘의 요가가 시작된다.
눈을 감고 매트 위에서 몸이 앞으로 굴렀다가
뒤로 되감기며, 오늘의 시간을 느껴본다.
시간은 일정하게 흐르며 지금 이 순간에도 나를 관통해
이곳에서 저곳으로, 혹은 여기와 저기 어느 곳으로 흘러간다.
지금은 곧 과거가 되고, 미래는 현재로 다가온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매트 위에서 '또르르' 구르며
왔다가 지나가고 다시 다가온다.
구르는 것만으로도 몸은 작은 열기를 만들어내어
몸 구석구석으로 번져 나간다.
하루 동안의 삶의 무게에 굳어 있던 몸은 조금씩 풀어지며
매트 위의 나와 함께 있는 숨결을 느낀다.
과거와 미래의 무게가 사라지고 오직 '지금'에 존재하는 나로 돌아오는 시간,
숨을 내쉴 때마다 깊숙이 스며든 긴장이 사라지며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이제 준비가 된 것이다.
오늘의 요가 수련은 어떻게 흘러갈까? 생각할 틈도 없이
차근차근 다음 동작이 이어지고,
쉼 없이 이어지는 지시어에 집중하다 보면
땀 한 방울이 '또르르' 매트 위에 떨어진다.
동작과 동작 사이의 휴식, 견상 자세.
여전히 나에게 견상 아사나는 휴식이 아닌, 새로운 도전처럼 버겁기만 하다.
그래서 또 한 방울 '또르르' 매트를 적신다.
늘 같은 시간 속에서
매번 다른 동작들, 숨 가쁘면서도 숨 가쁘지 않은 깊은 호흡 사이에
나의 날숨과 들숨이 오간다.
날숨에 긴장을 내려놓고, 들숨에 반다를 잡으며
오늘 내가 내려놓지 못한 것들,
그래서 미련이 남은 일들을 떠나보내고자 한다.
그렇게 오늘의 시간은
순식간에, 혹은 길었을지도 모를 한 시간이 끝나가려 한다.
마지막으로 매트 위에 조용히 눕는다.
사바, 시체—섬뜩한 이름과는 달리 편안한 작은 죽음을 맞는다.
눈을 감고 몸 안의 열기를 해방하며
'또르르' 흘렀던 이마의 땀방울도 이제 잠든다.
깊은 호흡과 긴장된 몸의 경직된 곳을 살피려던
작은 노력도 곧 사라진다.
죽음이란 그런 것이다.
매일의 작은 죽음을 통해 나는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
-사라스 조이스의 영원한 죽음을 애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