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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요,

by 봄날의 북극

그래서요,

똘망한 아이의 눈은 어서 대답해 보라는 듯, 그러한 듯

대답을 기다리는 아이

때마침 햇살이 반짝

,뾰족한 아이의 질문에 눈이 시리다


"그래서요" 하고 묻는 그 한마디에

세상의 모든 답이

의미를 갖기 전의 말들처럼

입안에서 모래처럼 흩어진다


햇살은 아이의 눈동자에 숨어

또 다른 질문을 준비하고

보이지 않는 세계의 입구에서 서성이듯

깊이를 알 수 없는 아이의 눈에서 길을 잃은


,나는

한숨을 토해낸다.


그러니까 아이야,

가끔은 대답보다

질문이 더 오래 살아남는 법이라고,

그게 세상의 입구에서 길을 잃지 않는 열쇠라고,


아이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리고

나는 수줍은 웃음을 짓는다

햇살은 다시 반짝

,우리 사이에

또 하나의 침묵을 심는다.


그래서요,

뾰족한 아이의 질문은 거기 그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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