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내린 걸까
바람에 실려 내린 걸까
노랗게 물든 거리는
하얗게 흐드러지던 벚꽃잎이
사라질 쯤에
거리를 점령했다
봄이 지나가는 세월의 흔적이겠거니
봄의 아픔이겠거니
생명의 태동이 낳은
노란색 안개가 서리처럼 내려앉는다
무심히 놓여진 비석위에
주차된 차량위에
시간을 지나는 노인의 더딘 걸음위에도
봄의 흔적이
시간의 축적이 쌓여가고 있는 중이겠거니
노랗게 물든 거리도
시간의 부지런함에 착실히 쌓여가다가
눈부신 5월의 햇살이 맑게
내리쬐는 어느날
따갑게 느껴지는 햇살에
손으로 차양을 만들쯤에
사라지리라
봄은 그렇게
떠밀려
사라지거나 멀어지거나
하겠거니
그렇게 거리의 봄의 점령군은
속절없는 시간속에
반복의 세월을 살아가며
쌓여가는 시간의 축적을
기억의 소멸 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봄의 잉태를
또 다시 지나가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