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먼 멜빌이 쓴 장편소설 모비딕(Moby-Dick)은 국민학교 때 영화로 먼저 보았지만 그 기억이 흐릿하다. 파도가 심한 바다 그위에서 포경선 선원들이 크고 긴 작살로 고래를 찌르며 사투를 벌이는 장면만 내 기억 속에 조금 남아 있을 뿐이다. 내가 아는 고래 종류는 혹등고래, 밍크고래, 향유고래 정도로 국민학교 시절 교과서에서 큰고래가 기중기에 매달린 사진을 본 것이 전부였는데 몇 년 전 포항에 갔을 때 고래고기 파는 식당이 있다는 걸 처음 알게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고래를 잡을 수 없게 된지가 언제부터인지는 잘모르겠지만 꽤 오래된 걸로 아는데 지금 파는 고래고기는 그물에 걸려 죽은 거나 수입산이라고 들었다. 그러구보니 옛날 부산에서 아주머니들이 대야를 머리에 이고 고래고기 사이소, 재첩국 사이소 하며 다니던 그 소리가 떠올랐다. 우리나라에서는 장생포가 일본은 시모노세키가 포경산업이 활발했던 항구였다는데 우리는 이제 고래에 관한 박물관등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일본 같은 경우 아직도 이자카야 같은 데서 술안주로 팔고 있다고 들었다. 일본은 고래 포획을 금지하는 국제기구에서 탈퇴 남극해에서 연구용 이라며 잡은 고래가 시중에 돌고 있다고 하는데 고래의 80%가 지구상에서 사라졌다는데도 나몰라라 하는 일본은 밉상 일수밖에 없다. 전에는 골프 때문에 하와이를 일 년에 한두 번씩은 다녔는데 하와이는 일본땅 독도는 우리 땅 하는 노래가 저절로 나올 만큼 일본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다. 늘 골프 때문에 따로 시간을 낼 수는 없었지만 가끔 둘러본 오아후의 탄타 루스 야경 은 바닥에 보석을 깔아 놓은 듯 손꼽을 만큼 아름다운 광경 중 하나였다. 마우이 섬은 오아후에서 10인승 정도의 경비행기를 타고 가는데 기체의 롤링이 심해 2차 대전 폭격기의 조종사가 된듯한 기분이었다. 마우이 섬의 골프장들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도 없고 너무나 아름다운 경관을 가진 천국과 같은 섬이었길래 노 핸디 클럽이라는 멤버들과 몇 번 간 적이 있는데 전부들 핸디가 없을 정도의 세미 프로 실력을 갖춘 골퍼들이었기에 맘껒 자기 실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라 모두들 들뜬 마음인 듯했다. 하루는 카나팔리라는 골프장엘 갔는데 골프 가방에 달아주는 네임 태그에 고래 그림이 그려져 있기에 무슨 의미 인가했더니 근처 서쪽 항구마을에 라하이나라는 항구가 있는데 그곳이 1800년도 중반까지 포경업으로 활발했던 곳이었으며 예전 하와이 왕국의 수도였다고 했다. 어마어마하게 크고 넓게 펼쳐진 반얀트리 나무가 있는 그곳에서 고래관광 투어도 할 수 있다는데 골프 때문에 그런 시간적 여유가 없어 그냥 지나치는 게 아쉬웠지만 언제 가족들과 함께 올 수 있기를 바랐다. 고래고기 맛이 부위별로 다르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바다의 영물(靈物)인 고래를 굳이 맛보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 고래 꿈은 길몽 이라는데 지금까지 꿈속에서 본 적은 없지만 언젠가 큰 대왕 고래와 술 취한 고래가 조우할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