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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일권 Nov 02. 2022

반딧불 같은 나라

취경전

불도 아닌 것이 불인 척한다는  반딧불을 노인에  비유한  19금 농담인데 그거나 마찬가지로 3만 불 시대 운운하며 선진국도 아니면서 선진국 인척 하는 게 우리나라의 현실인 것 같다. 잠잠할만하면 터지는 대형 사건, 사고들은 물론 매일 일어나는 산업재해 현장의 사고소식을 들으며 이게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맞나 하는 비탄(悲嘆)함만 가득 해질 뿐이다. 근로자들을 씹던 껌처럼  생각하는 기업과 정쟁에만 몰두하는 지도자와 정치인들 큰 재난이 닥치면 그 책임은 오롯이 국민의 몫이었다. 어두운 밤길 자전거의 흐릿한 불빛에 의지하여 논둑길을 달리는듯한 불안감만이 가득한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국민을 안심시키고 트라우마를 지워줄 생각도 없이 그때그때 땜질만이 능사인양 그냥 생각 없이 달리는 정부의 태도를 보며 생각이 깊어만 간다. 톱니바퀴 하나빠진 채로 굴러가는듯한 엉성한 나라  등댓불 같은 정부가 있어야 국민들도 맘 놓고 항해를 할 수 있을 텐데 권력 찬탈에만 혈안이 되어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입만 살아 떠들어대는 與.野 정치인 모두를 쓰레기 하치장 같은 곳에 쓸어 넣어 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을씨년스러운 가을비 속에서  호박전에 막걸리 한잔 걸치니 옛날 노동자들의 노랫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비 오는 날이면 공치는 날 , 우리가 놀면은 놀고 싶어 노나 달 밝은 밤에는 별 따러 간다. 이랬던 때도 지나 많은  세월이 흘렀는데도 살기는 여전히 힘들고 지금도 여러 위험 속에서 살아야만 하는 우리 국민 모두 긴 성찰의 시간이 필요할 때인 것 같다. 논어에 지자요수 인자요산(知者樂水 仁者樂山)이라 했다. 지금은 모두를 갖춘 소신 있는 지도자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인데  그야말로 안개 정국이니  태극기 휘날리며 지킨 이 나라를 이대로 방치할 것인지 모두에게 묻고 싶고 비분강개 (悲憤慷慨)할 따름이다. 부디 깜빡거리는 반딧불이 아닌 강하고 오래가는 연탄불 같은 나라 될 수 있도록 마지막 눈 한번 질끈 감고 서로가 화해하고 배려하는 단결된 국민의 모습이 필요한때이다.


  이번 이태원 핼로윈 참사로 떠나신 젊은 영혼들 앞에 하얀 국화꽃 한 송이를 영전에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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