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2

생일

by 황올이

2002.11.12

내 생년월일이다.

021112인데 01년생들은 주민번호를 얘기할 때 010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서 (010xxx)

전화번호 부르는 줄 알고 오해한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곧 25살이 된다.(만으로는 23세가 됨)

이제 슬슬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전성기를 맞이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엊그제는 친구랑 헬스장에 가서 3개월 등록을 했다. 항상 같이 게임만 해서 실제로는 자주 못봤는데 오랜만에 봐서 나의 살 빠진 모습을 보고 살이 다 어디갔냐면서 놀랐다. 잘생겨진게 어이가 없다고도 했다.

최근에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에게 종종 듣는 이야기이다. 여자들이 예뻐졌다는 소리를 들으면 이런 기분일까 싶을 정도로 매번 들어도 기분 좋은 말인 것 같다.


그리고 어제는 나와 재수 시절을 함께한 의대생 친구가 첫 휴가를 나왔다. 통신병으로 꿀빨려고 갔지만 논산에서 특전사령부로 배정받았다. 특전사들은 또 다른 군복인 특전복을 보급받는다고 했다. 들어간 지 아직 90일밖에 안돼서 나중에 나오려고 했는데, 부대에서 빨리 쓰라고 해서 만나게 됐다. 나는 기말 준비 전에 타이밍 좋게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비록 그 친구가 30분 가량 나를 기다리게 했지만 만나서 즐거운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1차로 쭈꾸미랑 삼겹살을 먹고 싶다고 해서 홍대 홍스쭈꾸미였나? 하는 곳을 갔다.

꽤 유명한 곳인데 홍대생인 나도 처음 가봤다. 그냥 무난하게 맛있었다. 배아플까봐 덜 매운맛으로 시키길 잘한 것 같다.



사진이 없어서 인터넷에서 퍼왔습니다

그리고 늘 하듯이 피시방에 가서 피파를 뜨고 같이 칼바람을 했다. 나의 실력에 감탄하고 패배를 인정하는 성우의 모습이 아주 보기 좋았다. 감정이 서로 상하진 않을 정도로만 놀려줬다. 막판에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시비를 걸어서 대꾸하지 말았어야되는데 참지 못했다. 이래서 술은 자제해야 돼.


그리고 다른 술집에 가려고 이곳저곳 찾아봤는데 딱히 끌리는데가 없어서 늘 가던 몽주방을 갔다. 여기도 김치찜이 매워서 다시는 못먹을 것 같다. 오늘은 육회랑 가라아게를 먹었다. 다 내 최애 메뉴들이다. 둘이서 소주 5병을 까니까 롤러코스터 타는것처럼 어지러웠다. 반고리관에 문제가 생긴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다행히 택시에서는 실수하지 않았다.

몽주방 대표안주랑 분위기


그렇게 오랜만에 찜질방에 가서 씻고 거의 바로 잠들었다. 너무 개운해서 10시 수업인데 늦은 줄 알았다. 왜 술을 먹으면 다음 날 개운한걸까. 아무 잡념없이 숙면을 취해서 그런가..

6시간도 못잤는데.

성우도 군인이라 그런지 6시에 칼기상을 했다. 그렇게 아침에 또 준비를 마치고 나와서 8시부터 빈 강의실에 혼자 앉아서 글을 쓰고 있다.


어제 밤에 내가 고생하는 동안 친구는 락커가 안열려서 도움을 주신 공군 병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취해서 뭐지 싶었다. 아침에 나올 때 또 락커가 안열려서 "아이씨 왜 안열려" 라고 성우가 말했는데, 직원 분이 와서 뭐 드셨어요? 이러니까 그렇습니다! 이러고 따라가는게 개웃겼다. 계산을 해야 신발장이 열리는 것도 군대에 오래있다보니 까먹었나보다. 내가 너무 웃겨서 옆에서 계속 웃으니까 직원분도 웃참을 실패했다. "오랜만에 휴가 나오면 그럴수 있죠" 하면서도 계속 웃었다. 아침 7시부터 그렇게 밝게 시작하니까 너무 좋았다.


그렇게 나는 오늘 생일을 맞이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AI 아티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