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변화
만나면 좋은 사람들이 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거나, 재밌는 이야기를 해준다거나,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거나 하다못해 밥이라도 한 끼 사준다거나. 반복되는 일상 속에 그런 특별한 이벤트들은 한 주를 버틸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반대로 마음을 힘들게 하고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들도 있다. 의도하건, 의도치 않았건 간에 존재만으로도 상상 속에서까지 괴롭힐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좋았던 것이 언젠가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연애를 하다 보면, 장기커플의 여자친구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왜 이렇게 변했어?"
남자는 처음에 마음에 드는 이성을 보면 굉장히 잘해준다. 도파민이 분비되어서 의욕이 샘솟고 하늘에 있는 별이라도 따줄 기세로 접근한다. 그 모습에 넘어간 여자는 꾸준히 그럴 것이라는 착각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만나다 보면, 서로 간의 거리가 가까워지다보면 남자는 점점 초반의 그 감정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빠르게 뜨거워진 만큼, 빠르게 식는 것이다. 이것은 결혼과도 관련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친구들 간에도 마찬가지이다. 그 때는 비슷했으니까 친구를 한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도 달라지고 지내는 환경에 따라 다양한 길로 빠진다. 그럼에도 친구들은 계속 만난다. 한 때 친구였으니까, 옛 정이 있으니까. 그렇지만 한 번 벌어진 간극은 시간이 지날 수록 벌어지면 벌어지지 다시 좁히기는 어렵다. 감정이라는 것이 그렇다.
너무 가까이, 허물없이 지내다 보면 서로 간에 소홀해지기 쉽다. 자기 입장만 생각하게 되고, 이 정도도 이해를 못해준다며 상대방을 나무란다. 사실 이해는 본인이 해줄 수도 있는데 말이다. 피장파장이니까 싸우는 것이다.
갈등이 생기면 양 측에 입장에서 대립하는 당사자들은 별로 힘들지 않다. 쌓아온 감정을 한 순간에 폭발적으로 쏟아내기에 시원하다는 느낌마저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그 사이에 낀, 고래싸움에 등이 터지는 새우들은 정말 심적으로 괴로울 것이다. 화해를 종용하며 설득하려 하겠지만 싸움은 반복적으로 이루어진다.
나 역시도 내가 느낀 감정을 최대한 숨기는 편이다. 그 감정이 분위기를 좋게 만든다면 표현해도 나쁘지 않겠지만, 불만 사항이나 불편한 점은 굳이 이야기하지 않는다. 나 역시 누군가가 그렇게 생각했지만 이해해주어 그냥 넘어갔을 수도 있는 것이고, 표현을 하면 갈등 또는 대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게 좋은 거지' 라는 마음으로 넘긴다. 즐거운 분위기를 위해서
그렇지만 나에게는 나름의 삼진 아웃 또는 확실한 선이 있다.
몇 번의 같은 문제를 일으키거나, 상대방이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대놓고 드러내면 가차 없이 그 싹을 잘라내는 편이다. '왜 미리 말을 하지 않고, 왜 티를 내지 않았는가' 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내가 반대로 질문하겠다. '왜 미리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 보지 않았고, 왜 잘해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는가'.
감정표현이라는 것은 그렇다. 표현을 하자니 상대방이 불편해하거나 부담스러워할 수 있고, 안하자니 참고 삼키고 넘어가면 본인이 힘들다. 건강하게 감정을 표현할 수는 없을까. 받아들이는 상대방에 따라 다를 것이다. 남의 말을 잘 안 듣거나 듣고 흘리는 사람들을 멀리해야 한다. 나를 기본적으로 본인 아래라고 가정하고 시작하는 사람들을 곁에 두지 말아야 한다.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며 서로를 존중하고, 배울 점이 있다고 느끼며,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를 가져야 한다.
"너무 좋은 사람과는 연애하지 않아요. 사귀면 언젠가는 헤어져야하겠지만 친구로는 평생 볼 수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