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리부동의 새로운 패러다임

겉은 가볍지만 속은 모른다

by 황올이

표리부동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의 사자성어이다.

언행일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위선적이고 이중적인 모습을 나타내는

부정적인 상황을 나타낼 때 주로 사용된다.

비슷한 말로는 구밀복검, 양두구육 등이 있다.

겉과 속이 다르면 신뢰하기 어렵고 불편하다.



그렇다면 겉과 속이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안 좋은것일까?

위와 같은 경우에는 외적으로는 그럴싸하게 포장을 해두었지만

내실이 없어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외적으로는 그렇게 대단하지 않아도 겸손하며 기대치가 낮아보이지만

점점 알아가고 대화를 해볼 수록 괜찮은 사람은 뭐라고 표현해야 될까.

그것 역시 말 자체는 표리부동이겠지만 사전적 의미와는 정확히 일치한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로는 남들 뒤에서 누군가 묵묵히 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더 디테일하게 나누자면 우선

괜찮다고 말하면서 고된 잡일들을 맡아서 하는 케이스가 있다.

속은 타들어가지만 사회생활을 하기에 내색을 못하는 경우이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스타일은 이와 차이가 있다.

말은 가볍고, 농담하는 것을 좋아하고, 삶을 대충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뒤에서 묵묵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겉을 가볍게 유지하는 것 역시 여러가지 의도가 숨어있다.

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함일 수도 있고, 자신을 과장하지 않으려고 해서일수도 있다.

속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불성실함이 아니라 자기 검열과 절제일 수 있다.

모든 생각과 마음을 드러내야만 그것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런 유형의 표리부동은 위선적이라기보단 겸손, 자기 방어에 가깝다.

반전 매력이라는 말로 축소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의식적인 선택이다.



어쩌면 우리는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경계하기보다,

왜 굳이 겉을 가볍게 두었는지를 먼저 물어봐야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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