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고 에세이로 소통하며 시로 공감한다
제주에 가서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어 가야 할 곳이 있다.
제주에서 내 집 정원 같은 휴양지를 꼽으라면 나는 단연 이곳을 추천하고 싶다.
제주 곶자왈 도립공원, 제주에 있는 또 하나의 바다, 숲의 바다이다.
한라산을 오르는 것과 같은 힘든 산행을 하지 않고도 피톤치드 향기로 가득한 울창한 숲속 산림욕을 즐기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곳이다.
이번에도 지치고 힘든 일이 있어 제주에 갔다가 이곳 곶자왈을 찾았다.
그런데 예전부터 있었지만, 이제까지 무심코 지나쳤던 탐방로의 어느 한 곳을 나는 ‘곶자왈 검문소’라고 이름 붙였다.
우리가 걸어가는 인생행로에는 잘 닦여진 열린 길도 있고, 우둘투둘한 돌투성이 길도 있고, 미로 같은 좁은 숲속 길도 있다. 잘 닦여진 열린 내 길이라 여기고 으쓱대며 뛰어가다 부딪혀 낮춤은 굴복이고 비굴이지만, 스스로 고개 숙여 낮춤은 겸손이다. 제주 곶자왈 숲속 탐방로 검문소 나무들이 얘기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