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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재도 Oct 13. 2023

나는 시를 본다

사진으로 보고 에세이로 소통하며 시로 공감한다


모슬포 등대



  

                                                             

스러져가는 노을 속에 

신기루처럼 피어난 

저 

가녀린

초승달의 미광(微光)    

 

해거름 밤바다에

눈물처럼 글썽이는

저 

정갈한 

등대의 불빛     


더 이상 다가갈 수 없는 창백한 별의 공간에

연모하는 애틋한 두 눈빛이 나신으로 젖어있다     


서로를 품고 싶은 간절한 빛의 시선이

파도와 바람에 흔들릴 수 있을까     


등대는 푸른 바다의 생명을 투사하여

순결한 달의 자궁 속으로 들어간다     


곧 스며들 어둠과 

새벽 여명을 이어 줄 

그리움의 바닷새,     


밤의 적막을 헤치고 날아올 것이다     


     




누군가를 보내기 위해 무작정 남쪽으로 걸었다.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남쪽 끝 바다 

제주 모슬포 황혼의 바닷가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그리움의 근원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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