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by 여섯달


땅거미가 거의 졌던지, 커다란 모기가 살에 질척거리는 서늘한 밤이었다.

‘도시의 주파수가 잘 맞지 않은 사람들은 야행성인 경우가 많대. 그때 가장 고요하고 잠잠하니까.’

넌 금세 체력이 동이 나 쉴 자릴 찾는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난 산을 허겁지겁 네발로 기어오른다. 오줌이 급하다. 이 급박함을 네게 보이고 싶진 않다.

헥헥 숨이 찰만큼 오르니 금방 산책로로 들어선다. 여기서 시원하게 갈길 순 없는 노릇이다. 다시 두리번 거리다 저 구석에 들어가 소변을 뿌린다.

최고다.

내려가는 건 금방이다. 날아갈 듯 뛰어내려 가 너를 다시 마주친다.

폰으로 책을 켜놓고는 앉아서 읽고 있다. 읽는 척을 하는 건지 읽는지 알 수 없지만.

넌 고갤 들어올려 나를 쳐다본다. 참 요상한 놈 다 보겠다는 얼굴이다.

‘뭐 읽고 있어요?’

‘무척 고통스러워 하네요. 왜이리 고통을 찾아 헤매요?’

난 히죽 웃으며 되묻는다.

‘뭘 그리 열심히 읽고 있었어요?’

제목을 보여준다. 고리타분한 철학서 하나를 붙들고 있던 것 같았다.

‘핵심이 뭐에요?’

‘고통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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