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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섯달

밤길은 미끄럽고 공기는 싸늘하다

할머니 한 분이 넘어지신다

얼른 달려가 그녀를 일으켜 세운다

난 그녀를 동정했을까, 다른 걸 의식했을까. 그녀는 도움에 만족했을까

일찍부터 일을 가시나요?

돈 벌러 가야지, 아이구 다리야

수술해서 다리가 이 모양이야

그녀는 다리 수술에 대해 여러 차례 아픈 얘기를 늘어놓는다.

난 들리지가 않아.

그녀의 말이 도대체 들리지 않는다.

그렇기에는 머릿속이 복잡하다.

마음도 심란하다 무척.

역이 가까워진다.

난 무엇을, 어디를 향해 가는가

무슨 일을 하세요?

그녀가 씩 웃으며 답한다

‘아파트’


이어서 그녀는 다리 아픈 얘길 해댄다.

먼저 가보겠습니다

난 발걸음을 빠르게 옮긴다.

다리가 춥다. 온몸이 으슬으슬하다

정신력으로 버텨낸다

사일 만에 이렇게 날씨가 변하다니

불과 한 달 전만해도 여름이었는데⋯⋯

그때만 해도 내가 이렇게 사람들을 여럿 다양하게 경험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까지⋯

그리고 너는 내게 섬뜩한 존재로서 자리를 꿰찬다

너를 지워내야할까, 끊어낼까, 창구를 열어두어야 하나

끔찍한가, 제정신인가, 병자일까,

정확히는 모르나, 내게는 감당할 에너지가 없다

적어도 지금은⋯

너를 다시 살펴본다. 너의 사진과 너의 삶의 일면을–

물론 너의 외막에 그친다.

그건 네 또 다른 자아다.

해가 밝아와 집에 도착했다

몸이 으스러질 정도로 피로에 찌들어 버렸다

잠이 몰려왔을까⋯⋯

정신을 내어본다.

손을 닦고 대충 마른 세수를 하고 침대에 파묻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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