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에

by 여섯달

뭐를 써야할지 모르겠다. 별로 쓰고 싶지 않은 건가 그렇다고 사람을 딱히 무작정 만나기에는 요즘 너무 붙어있었다. 홀로 고독을 즐기고 싶은데, 여기 음악이 너무 크고 사람이 붐빈다. 다시 창내를 들여다 보니 거진 사라졌다. 잠시 점심에 오고 가는구나. 무의식적으로 써내리고 싶다. 맘 맞는 친구와 함께 작업하면 얼마나 좋을까. 각자 업무를 보더라도, 한 시공간에서 함께.


김치찌개 맛이 별로였다. 여기 맛집이 꽤 즐비해 있는데, 개인 손님은 1시 이후로만 받는다. 그래서 아무 데나 들어간 거야. 고추기름같은 것을 넣었는데, 깊은 맛이 하나도 없었다. 배는 채웠다. 두부를 리필해서. 양도 딱 그 가격대였다. 불평할 게 아니다. 다시 카페로 걸어오면서 열받네 라고 지껄였는데, 순간 반성했다. 먹는 것만으로 감사해야지. 궁핍해서 그렇다.


나는 무슨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 시나리오를 계속 쓰고 싶은데.


원초적인 음악이 나온다. 아프리카나 남미의 원주민의 리듬과 악기와 노래 사람들이 또 몰려든다. 여자들인데, 창가 자리에 앉는다. 사장같이 보이는 남자가 화장실에서 막 나온다. 생김새와 옷차림을 보니 디제이 인상을 풍긴다. 사람들이 들어올 수록 불편해진다. 나는 세 시간 정도는 지났을 것이다 여기서 커피를 주문한지. 중간에 두 번이나 밖을 다녀왔지만. 자리를 내주어야 할 것 같은 불안감이나, 그래 이제 주문을 하나 더 하자'라든지, 떠나자'거나 결정하는 그 임계는 언제고 어떻게 이르는 걸까. 여기는 점심의 파티장같다. 분위기가 적당히 떠들썩하고 어둡고 조명은 주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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