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이리 피곤할까

by 여섯달

1

하루를 꼬박 이야길 나누고


오늘은 너무나 졸리다. 피곤해

하릴없이 대중교통에서 쓸데없게 폰을 들여다보지 말아

뇌가 잠시 절전해야 한다


고삐를 쥐자


이 노곤한 정신에서도 마지막까지 붙들자


2

굶주림이라는 책을 군복무 초기에 읽은 적이 있었다

내내 굶주려 미쳐가는 내용으로 기억한다

사실 인상적인 사건이나 플롯이 있었는지 희미하다. 기아에 다가가 광분과 씨름하는 남자의 위태로운 모습이었을진대, 왜 그것이 주목 받아 마땅한 문학이었을까



파킨슨에 시달리는 남자가 있다

어눌한 말투로 그는 힘겹게 낱말들을 꺼내 붙인다


와이프와 딸( 터프쿠키)

그는 외롭지 않을까

빌어먹을 이 추위에도 그는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산을 오른다

그 느리고, 살금살금, 휘청거리는 걸음으로

몇번이나 자빠지고 일어설까

희끗희끗한 눈썹과 머리와 수염. 그의 옆모습을 나는 힐끗힐끗 보면서, 한참 나이 든 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상대를 또 다른 나 라고 여겨보면 마음이 사랑으로 비어질 때가 있다


물론 모두에게 하기에는 어렵다


그는 한때 침례교도 였었나, 종파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으나 독실했던 시기도 있었던 듯하다.


지금 그가 신을 믿는지 모른다. 재작년 여름에 얘기 나누었을 때는 은지 꽤나 지난 것 같은 인상이었다


나는 종종 떠올리곤 한다. 그로서 신앙을 갖기에는 얼마나 힘들까


신약이 나오거나, 치료법이 개발돼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가 함께 하면 어떨까. 나는 상상해 본다


'앞으로 신약이 나올 희망을 가져볼 수 있지요?'

'십, 십년은 걸려'

'그래요?'

나는 반문해 보려다가 잠자코 숙연해진다. 그만큼 나는 탐색해 본 적이 없을 테다


'You, you are talking about Ai'

'Sorry?'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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