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이 들어서도 꽃은 진다
핏망울이 뚝뚝 떨어진다
그녀의 손을 덥썩 잡았다
얼마나 아픈지를 가늠하고 싶었을까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헷갈려하지 않았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그늘인지를
그녀를 보니 울음이 나올 것 같았다
내 얼굴을 봤다, 그녀 안에서
그 아이는 무척 곤욕스러워하고 있었다
몸부림 치는지는 확실치 않았다
그랬더라면, 덜컥 잡아주었을 것인데 나는 그렇게까지 하지 않았다
맥을 짚어봤다
그대로다.
그녀는 떨지 않고, 안에서 요동치지 않는다
다소곳한 얼굴을 짓는다
그녀가 잘하는 것이다
무척 화가 일면 그녀는 몸져눕는다고 했다
이슬이 얇게 움츠러드는 길을 걸으며 나는 골똘히 생각으로 침잠했다
허우적댔으리라
그녀는 캄캄한 방안에서
추워
나를 불렀다
우리가 무척 피로하다고 했다
슬슬 잠에 들어야 한다고–
우리는 낳을 아이들을 벌써 조형해 보고 있었다
육년 후를 기약하면서;
어깻죽지와 뒷골이 으스스했다
열차에 올라타는 순간까지 종일 나는 망망대해에서 헤엄을 쳤다
뭍으로 무릎이 닿아 몸을 일으켜 세우니 거울 닮은 호수였던 것이다–
나는 울적해져서 내 속으로 자꾸만 깊숙이 살갗을 부비고 가슴팍을 쑤시며—
구멍을 찾았다
숲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
어떻게?
다람쥐가 도토리를 찾고 나면, 요리조리 돌아다니다가 자기 굴에다가 저장을 하는데–
애네가 멍청해서 자꾸 까먹는단 말이야, 어디에 두었는지. 그래서 도토리를 여기저기 떨어뜨리면서 숲을 누비고 다닌대. 그 도토리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나무가 되고– 울창한 숲을 이루는 거야.
나도 그 도토리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
어떤 숲이 자랄지는 모르겠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