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 그녀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녀 J:"저는 또래 남성에 비해 수준이 높을 수밖에 없어요, 고졸이라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하고 군대도 안 갔잖아요. 사업을 해서 이 정도 벌기까지 정말 많은 시련이 있었어요. 친구 때문에 8000천만 원을 잃어봤다고요 제가 사장이고 관리자 위치에 있기 때문에 자신을 낮출 필요가 없어요"
나:책상을 탕 치며 "그걸 그렇게 말하면 안 되죠, 본인 탓 이잖아요 생각의 방향성을 그렇게 잡으면 더 성장할 수 없다고요"
J:"그만하세요 짜증 난다고요 짜증 난다고 하면 그만해야지 왜 자꾸 계속하세요"
나:"어.. 그러네요.. 제가 원래 이러지 않았었는데 미안해요"
술해 많이 취했지만 강렬하고 열정적인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나눴던 대화이다.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자신이 잃은 돈을 친구탓하는 것을 철회하지 않았다. 그렇게 자신의 돈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그녀의 마음을 헤아리며 나는 더 안타까웠으며 이를 화로 표현했었다. 또한 나는 3개월 만에 연봉을 많이 뛰게 만드는 성과를 거두어 그녀 앞에 돌아왔고, ENTJ의 애정은 잔소리라는 말이 있었던가, 그간 그녀의 가르침만 받다 이제는 가르침을 주고 싶었을 것이다. 처음부터 그녀에겐 겸손이라는 속성을 느끼기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겸손을 강요하였다. 겸손의 깊이는 내가 낫다고 자만해서 알량한 자존심을 부렸을 것이다. 그녀는 내가 겪는 지금의 과정도 겪었다고 거듭말하였고 잘했다고 인정하고 칭찬해 주었다. 나는 예전 INFJ 때는 칭찬과 인정을 바라왔는데 이제 ENTJ가 되어 기분이 0.1도 좋아지지 않아 져서 웃으며 슬프다고 했다. 그녀는 내 예상대로 시간이 지난 뒤에 자기가 넘어지려 할 때 분명 힘이 될 거라고 인자한 미소와 이제 막 일어선 아이를 바라보며 느끼는 기특한 표정으로 오구오구를 시전 하였다.
내가 처음으로 그녀를 향해 열정적인 눈빛을 한 것 중 하나는 그녀처럼 되기 위해 그녀와 나눌 질문지를 공책 4페이지에 걸쳐 가득 적은 후 그녀에게 인터뷰를 했던 시기이다. 우리는 종종 그녀의 레스토랑에서 손님이 없거나 브레이크 시간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초반엔 그녀처럼 ENTJ가 되고 싶어 INFJ Stare가 발휘되는 순간이 있었다.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는지, 그녀의 과거와 선택에 대해 왜?를 남발하였고 사고회로(생각), 행동에 대해 많이 의문을 제기하였으며 그녀가 말하며 짓는 표정, 주름 하나까지도 예민하게 받아들여 왜 지금 이런 감정으로 왜 이런 어조로 말하는 거죠?라고 다소 제삼자가 보면 취조하여 상대방이 무안감을 느낄 수도 있을만한 질문들을 마구 해대었다. 이러한 우리의 대화방식은 자신의 성과에 자신이 있는 그녀에게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색다름과 그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여지를 선사하였고, 자신감을 표출할 수 있는 통로가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나는 그녀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강요하려는 나를 보았다. 오랜 기간에 걸쳐 쌓아 온 내가 중요시하는 가치관인 겸손인지라 철통같이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오만함에 사로잡혔다. 이로 인해 그녀를 포함해 남과의 온전한 융합이 되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온전한 융합이 되지 못한다면 온전히 남을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을까?
J와 내가 했던 슬픈 말이 하나 있다.
J:"돈 왜벌어요?"
나:"여자 때문에"
J:"성공 왜해요?"
나:"여자 때문에"
J:"직장 왜다녀요?"
나:"여자 때문에", 그런데 성욕때문에 만나는 거면 난 싫어요.
나는 이야기의 흐름 상 첫 질문을 듣자마자 그녀가 원하는 답이 여자 때문에라는 것을 원했다. 사실 저 질문에는 지금도 왜 해야하는지 답을 못 찾고 있다.
고집과 사랑을 천칭에 올린다면, 나의 고집이 휘발되어야 사랑에 무게가 기운다는 간단한 사실이 있다고 하자. 목적을 이루려면 감정을 빼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 자명한 처리과정만 거치면 된다는 나의 강하며 약한 의사결정 기준과 불합치를 이루어 J로부터 나를 멀어지게 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