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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Apr 16. 2022

목소리가 좋아요

호감 가는, 신뢰 가는. 누구는 귀가 녹는다고도...

"나는 니 목소리가 참 좋아."


뭡니까 선배. 심쿵했다고요. 


K선배와 통화를 하던 중이었다. 선배는 페북에 쓴 나의 사업계획에 대해 물었고, 15년 차 개인사업자로서 걱정과 우려를 담은 조언을 해 주었다. (이 부분은 내겐 꽤 소중한 내용이라 별도로 기록)


"... 그렇게 시작하면 안 될 것 같은데, 사업이라는 건."

걱정을 담아 선배는 말했지만 나는 이렇게 답했다.


"그냥 이렇게 시작해 버려도 될 것 같은데, 나는."


"선영아, 내가 좀 달라졌어. 

소중한 사람들에겐 단호하게 말해. 그거 안 될 것 같아요. 그렇게 가면 안 될 것 같아요. 이건 아니에요. 왜냐하면... 소중한 사람들이 실패하는 게 나는 싫거든."


아... 전화통화라 얼마나 다행인가 싶었다. 얼굴을 마주 보고 있었으면 주책맞게 튀어나온 눈물이 다 보였을 테니. 그럼 선배는 또 얼마나 당황할 거야.


'소중한 사람들이 실패하는 걸 볼 수 없다'는 선배 말이 너무 따뜻해서 울컥했다. 부러 큰 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선배 나 이제야 선배의 소중한 사람 범위에 넣어주는 거예요? 선배가 나한테 이렇게 말한 거 처음이에요. 늘 할 수 있다고 하라고 했지. 하면 된다고 했지. 그런데 선배... 나 진짜 하고 싶은가 봐. 선배가 그렇게 말하는데도 아무렇지가 않아. 그냥 할 거예요. 선배가 그러건 말건. ㅎㅎㅎ"


선배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충고가 너무 좋아서 몰래 녹음 버튼을 누르고 싶기도 했다.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종이책의 시대는 저물어 간다는 이야기도 하고, 콘텐츠의 다양한 확장에 대해 이야기하다 선배가 불쑥 그랬다.


"난 니 목소리가 참 좋아." 

몇 초간 심쿵하곤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답했다.


"음... 코로나 확진 이후 좀 탁해지긴 했지만. 선배, 제가 도라지액기스도 꼬박꼬박 먹고 목 관리 잘하고 있을게요. 그러니까 내 목소리 필요하면 언제건 나 불러야 해요.

저 우리 외삼촌 유튜브 내레이션 경력도 있어요. 그 유튜브 영상이 무슨 대회에서 상도 탔어요. 나 잘할 수 있으니까 꼭 불러야 해요, 알았죠?"


고백은 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받는 것도 신나는 일이구나. 하룻밤 자고 일어나서도 생각이 나네. 

"난 니 목소리가 참 좋아~~"

히히.




좋. 아. 하. 는. 일을 제. 대.로. 하면서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올해 나는 마흔넷. 80세까지 일을 할 생각이니 지금은 정말 중요한 시기. 최선을 다해서 재능도 있고, 즐길 수도 있으며, 수익까지 얻을 수 있는 일을 찾아가는 중이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가진 장점과 재능을 발굴해야 한다. 그래서 요즘 나는 나의 <장점 수집 중. 재능 발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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