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다니시는 교회는 시골의 작은 교회다. 목사님은 10여 년 전에 대형교회에서 퇴직을 하셨고 연세가 좀 있으시다.
목사님에게 성도들은 한 분 한 분 다 귀한 존재지만 특히 이 교회는 성도가 많지 않다 보니 더더욱 그런 것 같다. 성도들도 노인들이 주류를 이루다 보니 성도들에 대한 목사님의 애정이 더 각별하다.
목사님이 출타를 하고 돌아올 때는 지역 특산품이나 맛있는 빵 또는 순대 국밥 등을 개별적으로 포장을 해와서 성도들의 집을 돌며 나누어 주신다. 성도들의 집이 교회에 가까이 있는 것도 아니고 3Km 이상 떨어진 거리를 이곳저곳 돌며 전달해 주신다.
사모님은 특별한 음식을 만들 때나 쉽게 하지 못하는 음식을 할 때는 성도들 몫까지 많이 해서 목사님과 함께 성도 가정을 돌며 일일이 돌리신다.
그 마음을 다 이해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맛있는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먹이고 싶은 마음만은 십분 이해할 것 같다.
그뿐인가. 계절마다 전국을 다니며 성도들에게 좋은 곳을 보여주시고 싶어 무던히 애쓰신다. 봄에는 벚꽃 구경, 장미축제, 여름이면 수국, 가을이면 국화와 단풍 구경 등 어디든 아름다운 곳이 있다면 거리를 불문하고 목사님은 직접 운전을 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으시고 거리를 1년이면 7회 정도 성도들과 여행을 하시는 것 같다.
어디에 아름다운 꽃이 장관을 이루었다거나 꽃 축제를 하는 곳이 있다거나 하면 나도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어 같이 가자고 얘기할 때가 있다. 내 마음과 목사님 마음이 같은 것이다.
목사님은 왜 그런 수고를 하실까!
이 또한 맛있는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먹이고 싶은 마음과 같은 것이다. 좋은 것을 보고 성도들이 즐거워하고 감탄하는 모습을 보면 목사님은 그 수고가 수고로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피로가 싹 가실 것이다.
누군가 '목사님, 여기 오길 정말 잘했어요.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네요. 하나님의 솜씨는 진짜 대단해요'라고 감동의 말을 한다면 목사님은 자연의 아름다움보다 성도의 말에 감동되어 여행의 보람과 함께 하늘을 나는 기분일 것이다.
목사님은 아름다운 꽃을 구경하기보다, 경이로운 자연을 감상하기 보다 성도들이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얼마나 기뻐하는지 혹여나 그들이 힘들어하지는 않는지 성도들의 마음을 살피느라 다른 것은 뒷전일 것이다. 더구나 노인들이라 더 신경이 쓰였을 것이다.
한마디로 목사님은 성도들이 즐거워하고 감동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그런 수고를 하시는 것이다.
목사님의 마음을 알고도 남는다.
나도 엄마와 함께 꽃 구경을 갔을 때 엄마가 걷기를 힘들어하시고 제대로 구경을 못하면 힘이 빠지고 어떻게 하면 구경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갖은 방법을 모색해 본다. 반면 엄마가 즐거워고 감동하면 없던 힘도 생기고 '다음에는 더 좋은 곳 구경시켜드려야지'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10월 11일 목사님께서 코스모스를 구경하러 가자고 제안하셨는데 어떤 분은 고추를 따야 돼서 못 가고 또 어떤 분은 손자 결혼식 때 입을 한복 맞춤 대여를 위해서 출타를 해야 돼서 못 가고 다들 사정이 있어 이번에는 몇 명만 간다는 것이다.
계속 비가 오고 그날만 날씨가 좋아 여러 명이 참석할 수 있는 다른 날로 날짜를 바꿀 수도 없는 상황이란다. 추석을 지내느라 여러 가지로 신경을 쓴 탓에 쉬고 싶으셨던 엄마도 썩 내키지 않아 하셨다.
그날 저녁 엄마께 코스모스 구경을 잘 다녀왔는지 확인 전화를 했다. 엄마 목소리가 밝게 말씀하신다. '잘 다녀왔고 구경 잘했다. 꽃이 그렇게 많을 수가 없더라. 꽃이 너무 예쁘더라.'
걷는데 힘들지 않았는지 물었다. 그랬더니 하시는 말씀이 '목사님이 휠체어를 사서 차에 휠체어를 싣고 오셨더라고. 다른 분이 타고 내가 밀고 다녔는데 십상 좋더라'.
목사님의 마음이 느껴져 감사와 감동 순간이었다. 그동안 목사님은 성도들과 함께 여행하면서 노인 성도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무겁고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으시고 휠체어까지 구입해서 좋은 것, 아름다운 것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시다니 정말 감동이다.
성도들이 휠체어를 타고 또 밀고서라도 함께 하는 그 시간을 즐거워하고 감동한다면 목사님에게 그보다 더한 행복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