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있어서 지금이 축복입니다.
하루하루가 쓰윽 지나가고 지나고 보면 또 저만큼 가 있습니다.
저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 있는 시간인데 아, 100일밖에 안 남았어, 라면서 울부짖습니다.
6개월 전에도 그랬고, 2개월 전에도 그랬어요. 아니, 사실은 1년은 너무 짧다면서
시작부터 그렇게 지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남은 휴직기간은 97일입니다. 100일이 안 되는 시간이지요.
특별히 한 것도 없이 이만큼 왔나 싶기도 하지만 그냥 회사를 다니고 있다면
열흘 휴가도 정말 가치 있지 않았을까요?
오늘부터 저는 육아휴직 그 마지막 날에 서서,
오늘이 어땠는지 촘촘하게 기록하고 기억하고 남기고자 합니다.
어쩌면 마지막이 있어서, 제가 그날에 서 있을 수가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축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날에 서서 오늘을 돌아보면 너무나 아쉽고 또 아름답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렇게 말하겠어요.
"휴직동안 어땠어?"
"정말 멋졌어!
내 삶 하나하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기억 하나하나를
눈에 담고 마음에 담으며
정말 촘촘하게 보냈어.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