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이부자리에서 남편을 등 뒤에서 안았다.
꽤 한참을 그러고 있었던 것 같은데,
한 번을 돌아보질 않더라.
출근길에 인사하고 나가는 그를 붙잡고
“한 번만 안아줘.” 했다.
그는 잠깐 멈춰 나를 안았다.
따뜻함을 기대했지만,
음... 기대는 하면 안 되는 거였다.
브런치 글 소재 하나 생겼다는 생각으로
출근길 지하철에서 있었던 일을 정리하고 있었다.
남편 욕을 실컷 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이쯤 되면 욕이 나온다.’
그 문장을 쓰려던 그때,
마침 전화가 걸려왔다.
어이쿠, 남편이었다.
받을까 말까 잠시 망설였다.
별말 없이, 그냥 전화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 전화 한 통에 ‘마음속 욕’이 사라졌다.
으, 이리 단순하기냐.
아마도 ‘그냥’은 아니었을 거라는, 그 마음이 통했기 때문이었겠지.
(‘이쯤 되면 욕이 나온다.’
딱 적당한 표현이라 마음에 들었건만,
버리기로 했다.)
이런 얘기를 “우리 남편 흉 좀 보자”면서
구구절절 동료 언니에게 말했다.
나는 전날부터 오늘 아침 있었던 일까지,
그때 느꼈던 감정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나눴다.
언니는 내 얘기를 듣더니 웃으며 말했다.
“아직도 신혼이냐? 너무 예쁘게 산다.”
그 말에 잠깐 멈칫했다.
나는 분명 서러워서 욕이 나왔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 언니 눈엔 이게 ‘예쁘다’로 보이나 보다.
“요즘 그런 남편도 없더구먼, 왜 욕을 하냐.”
내 섭섭함을 공감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수다를 떨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그건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이런저런 감정 변화를 나누는
그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누군가의 눈에는
내가 감정을 오롯이 느끼고 표현하는 게
예쁘게 보일 수도 있겠구나.
사실, 관대하지 않은 건 그가 아니라 나였다.
그의 서툼을 이해하지 못한 채,
내 방식으로만 상처를 헤아렸다.
그리고 나 역시 서투르긴 마찬가지였다.
어쩌면 나의 서러움은,
그 서러움조차 충분히 사랑받고 싶고
또 그만큼 주고 싶은 이의 서투름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