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과거 바꾸기, 2) 미래 정하기
언제부턴가 시간이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잦아졌다. '그저 인간이 편의와 통제를 위해 정의한 하나의 단위에 불과한 것 같은데...', ‘세상을 조직하는 4번째 차원이 존재한다면 바로 시간이 아닐까?’ 하는 쓸데없지만 멈출 수 없는 심오한 질문이 머릿속에서 맴돈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는 시공간의 새로운 차원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주인공 ‘쿠퍼’는 우주를 유영하며 블랙홀을 통과하다 새로운 차원에 다다른다. 딸 ‘머피’와 실랑이하던 과거의 순간을 마주한다. 그리고 책장을 흔들며 과거의 머피에게 미래의 쿠퍼를 신호한다. 이를 캐치한 현재의 머피는 우주 시공간의 암호를 해독하고 중력의 비밀을 풀어내며 지구에 거주하던 인간의 이주를 이뤄낸다.
우주의 시공간이 무한하며 때때로 왜곡되어 보이는 이유는 인간의 눈으로 ‘시간’이란 4차원을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가 시간이라는 차원의 정보를 눈이라는 기관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 우주라는 공간이 그저 어둠으로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비록 시각으로 처리할 수는 없으나, 깊은 내면의 눈으로 우리는 느낄 수 있다. 과거의 모든 순간들이 쌓여 지금의 내가 구성되었다는 것을. ‘지금’이라고 지칭하는 현재는 그 모든 시간들이 중첩되어 흘러간다는 것을 말이다.
반면, 미래에 대해서는 과거-현재의 관계보다 큰 개연성을 느끼지 못하며 살아간다. 아직 겪지 않은 일이기에, 결정되지 않은 사건들이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과거는 되돌릴 수 없지만 다가오지 않은 미래는 지금의 나의 결정들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과연 당신은 과거의 일들을 되돌릴 수 없는가?
혹시 당신이 말하는 ‘과거’는 겪은 일들에 대한 ‘본인의 해석’이지는 않은가?
경험한 사건 자체가 아닌, 그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수용하였는지가 바로 당신이 말하는 과거가 아닐까?
혹시 그렇다면, 당신이 겪은 과거도 변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그 경험에 대한 태도와 가치관을 바꾼다면 말이다. 당신의 과거는 결코 고정되어 있지 않다.
좀 더 관점을 연장시켜 미래라는 시간을 바라보자.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미래는 당연히 고정되지 않은,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는 ‘무’의 영역이다. 하지만, 마치 과거의 일들을 고정되어 해석하는 듯이 미래를 바라본다면 당신의 미래는 이미 정해져 있을지도 모른다. “꼭 기대했던 일은 잘 이뤄지지 않는 반면 걱정은 현실이 되더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내가 그 일을 ‘걱정’이라 생각하고 ‘걱정’했기 때문이다. 주변의 그 누구도, 이 세상조차도 그것을 걱정이라고 생각하라 강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고 결정한 태도의 주체는 바로 나 자신이었다.
‘사건’의 주체는 세상이지만, ‘해석’의 주체는 당신이다.
유튜브 영상 속, 자기 계발서 책 속 어떤 이들은 이를 두어 “사실 미래는 이미 정해져 있다.”라고 의역하여 그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이는, 그저 수용하고 받아들이라는 허무주의와는 다르다. 세상에 벌어지는 일들은 내 뜻으로 거스를 수 없으니, 이를 가지고 애쓰거나 욕심을 가지지 말라는 의미일 것이다.
“최선을 다 한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하는 사람은 모두 최선을 다했다.”라는 말을 자주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분들이 최선을 다한 목적은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것이 아니다. 최선을 다함으로써 비로소 내 삶의 주인이 되어, 주체적인 삶을 이끌어나가며 하루하루의 의미를 찾았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우리는 성공한 사람들 중 남들이 쉬이 가지지 못하는 물질적, 경제적인 가치를 얻게 된 사람만을 주목하고 추앙하는 세상 속에 살아간다.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 성공은, 그저 타인의 시선에 의해서만 정의되는, 반영구적인 소득이나 지위일 뿐이다. 나 자신에게는 단편적인 사건이자 찰나의 기쁨일 뿐이다.
내가 생각하는 진정 성공한 사람이란, 오랜 시행착오를 거쳐 자신만의 성공을 정의하고 하루하루 그 가치를 얻고자, 행하고자 살아가는 사람이다.
다시 묻고 싶다.
당신이 유영하는 이 순간은 과거인가, 현재인가, 미래인가?
당신은 그중 어떤 차원에 스스로를 고정시켜 굳이 고통받고 있는가?
“현재를 살아라.”는 문장 속 현재는 과연 ‘시간’을 의미하는 것일까?
당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는, 세상을 살아가는 시간을 변화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