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결을 관찰한다는 일
하루를 살다 보면 듣기 불편한 말들과도 종종 부딪히게 된다. 마음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감정을 덮어씌운 말은 쉽게 날이서고, 정작 그 말이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스스로 예측할 여유가 없을 때가 많다. 예상하지 못한 말이 쌓일수록 사람은 계속 긴장하게 된다. 무의식적으로 신경이 곤두서고, 생각보다 오래 마음에 남기도 한다.
자신의 감정을 잘 다루는 일은 대인관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감정을 잘 다루는지는 여러 상황에서 드러나지만, 그중에서도 말의 결에서 가장 흔하게 알 수 있다.
나는 평소 말수가 적은 편이라, 말 한마디를 더욱 무겁게 여겨왔다. 마음 밖으로 나간 문장이 이 조직과 관계 속에서 어떤 영향을 줄지 말하기 전에도, 말한 뒤에도 조용히 떠올렸다. 때로는 표창처럼 날아온 말 한마디에 상처를 받아, 뒤에서 몰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런 순간마다 ‘나는 결코 그와 같은 말을 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깊이 새겼다. 물론, 악의적인 비난이나 인격을 모독하는 말이라면 별도의 중재가 필요하다.
스스로의 감정이 어떻게 전달되는지도 모른 채 타인에게 따가운 언어를 쏟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억울하다”,”힘들다”같은 직접적인 표현 대신 말투와 목소리에 힘이 가득 실린다. 그 한 문장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공장의 프레스 기계에 눌려지는 듯한 압박이 전해진다. 듣는 사람에게도 감정의 소모가 생기기 때문이다.
개인의 사정에 따라 그런 시간이 필요한 때도 있다. 그러나 극히 사소한 일로 타인을 과도하게 통제하거나, 오래 전의 감정을 습관적으로 반복하며 공간 전체의 분위기를 소모시키는 경우라면, 그때는 스스로의 감정이 어떤 방식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한 번 관찰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말은 타인에게 전해지는 동시에 내 마음도 듣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결국 말은 사람의 마음에 받아들여질 때 비로소 소통의 목적을 이룬다. 상대 말에서 무엇이 의미 있고, 지금 필요한 말은 무엇인지 아는 사람과의 대화는 마음을 더욱 편안하게 만든다. 전달되는 단어뿐만 아니라 말이 놓인 맥락과 결을 이해하는 소통은 듣는 이에게도 여유를 준다.
상대에게 필요한 말을 한다는 것은, 꼭 조언이나 충고의 정석적인 형태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때로는 여백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 큰 도움이 된다. 헝클어진 실을 풀어낼 수 있는 작은 힌트를 건네듯, 두 손에 엉킨 매듭을 조심스레 풀어주듯이.
그래서 나는 말에 대해 이렇게 종종 생각한다. 찾아 듣는 말과 필요한 말은 서로 같지 않으며, 정작 중요한 말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복잡하지 않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