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약함에서 뻗어나가는 빛
태양과 실. 타지 않는 빛의 가닥들. 자기장이 뒤얽힌 듯 광채를 감싸며 아른거리는 투명한 결이 있다.
그 결은 사그라들지도, 검은 재가 되어버리지도 않는다.
실가닥마다 새겨진 일련의 글자들 중 가장 선명한 것은 '사랑'이다. 사랑이 새겨진 실에는 모든 고난으로 인한 눈물, 그리고 연약함의 빛이 일렁이며 흐른다.
그 시간과 기억들이 만든 깊이는 연약한 마음에서 곧고 투명하게 뻗어 나간다.
빛은 어둠을 밝힐 때 비로소 존재의 의미가 가장 온전해진다. 하얀 입김이 나올 만큼 차갑고 건조한 밤, 작은 촛불조차 포근한 것처럼 빛은 언제나 자신보다 어두운 곳을 향한다.
광원의 빛이 초록잎 위에 내려앉을 때 축복과도 같은 온기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세밀한 줄기마다 흐르는 호흡에는 연약함과 강인함이 동시에 새겨져 있다.
모든 것을 태워버릴 만큼의 열기 속에서도 우리는 장미 한 송이에서 피어나는 섬세하고 부드러운 향기를 기억한다. 아득한 거리 너머에서 전해진 빛이 닿아 남긴 선물. 그 가치를 과연 누가 온전히 매길 수 있을까.
꿈속에서 맡은 듯한 그 포근함은 고급 향수를 쓰지 않고도 언제든 기억해 낼 수 있다. 그 가치를 잊지 않는다면, 누군가 건네준 장미 한 송이에서도 사랑과 축복은 이미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