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 가재가 노래하는 곳

우리는 다 저마다의 가재가 노래하는 곳에서 살아간다.

by 복숭아

독서기간: 2025.03.09 - 2025.03.17

작가: 델리아 오언스

장르: 법정/미스터리 소설

페이지수: 464P (*밀리의 서재에서 읽음)

별점: ⭐️⭐️⭐️⭐️


습지소녀라 불리는 카야의 잔혹한 현실을 담담하게, 그러나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초반에 카야의 불우한 가정형편과 그로 인한 마을 사람들의 삿대질이 어린 소녀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카야를 따뜻하게 맞아준 흑인 부부 점핑과 메이블 부인, 카야를 진심으로 사랑한 테이트, 그리고 무엇보다도 카야의 가족과 친구와 선생님이 되어 준 습지 덕분에 카야의 인생은 후반에 유종의 미를 거둔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가재는 매우 깨끗한 환경에서만 살 수 있기에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인간의 문명과 손길이 닿지 않은 습지를 일컫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해석으로는 가재처럼 맑고 순수한 카야가 존재하는 곳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카야의 고된 성장 이야기로 시작해 중후반에 접어들며 법정 스릴러로 전환이 되는데, 그에 따라 호흡과 전개가 빨라져 더 몰입이 됐다. 많은 상처를 이겨 내고 겨우 살아가려는 카야에게 왜 살인 누명까지 씌워 카야를 더 바닥까지 끌어내리는지 너무 답답했지만, 한편으로는 혹시 카야가 정말 범인일까 하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겼다.


책을 읽은 후 나의 생각은 어떤 인생은 너무도 고달프고 불공평하다. 때론 인생에 가치를 매길 정도로 ‘내 인생에 가치가 있나?’ 하는 의문을 갖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인생에는 그 이유와 가치가 있다. 카야가 남들과 다른 환경(습지)에서 자랐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고 방치되었지만, 카야에게 오히려 습지는 보호막과 배움의 터전이 되었다. 카야는 습지에서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남들과 다른 안목을 갖게 되는데, 그 안목이 결국엔 사람들의 인정을 이끌어내는 가치가 된다. 이토록 삶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나를 둘러싼 이 환경에 불만을 갖기도 하지만, 결국 이 환경이 나를 만들고 나답게 한다. 우리는 다 저마다의 가재가 노래하는 곳에서 살아간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며 발견하는 삶의 가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