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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휴작가 박혜진
May 07. 2024
7. 엄마, 체조의 기본이 뭔지 알아?
정리하는 습관은 생각 정리로도 이어진다.
연휴가 끝나고 PT를 받으러 가는데 아인이도 따라갔다. 선생님은 쿨하게 "둘이 같이 할래요?" 하고 제안했고, 아인이는 신이 나서 함께 했다.
아이라도 운동 잘하는 딸하고 하려니 긴장을 바싹했나? 코어 운동을 하는데 초집중을 했나 보다. 왜 이렇게 잘 되는 거야? 아인이는 폼 롤러 위에서 흔들거리면서 균형 잡기 힘들어했는데, 나는 역대급으로 잘해서 선생님이 칭찬을 했다.
"회원님! 컨디션 좋으신데요? 아니면 아인이가 있어서 긴장하셨나?"
ㅎㅎㅎ
그랬나 보다.
"엄마,
생각해 봤는데,
체조의 기본은 네 가지가 있어.
뭔지 알아?"
체조의 기본이라.... 맹랑하다.
넌 이런 것도 생각하는구나.
세 가지로 정리하고, 네 가지로 요약하고.
엄마는 질문을 받고서야 생각한다. 뭘까? 기본이라니....
"기초 체력?"
"맞아!"
오호라. 단번에 맞힐 줄은 정말 몰랐네. 신나서 뿌듯해하는 동안, 아인이의 질문이 이어진다.
"그다음은?"
건강? 음식?
"맞아, 건강이야."
야호~ 또 맞혔다. 쉽잖아?
"두 가지 더~"
"근력? (....)
유연성? (.....)
체격? (.......)"
"안전"
안전, 중요하지. 그건 모든 운동에서 마차가지인데...
"체력, 안전, 건강, 하나 더!"
연습? 성실성이나 꾸준함? 다 아니라고? 어디 잠깐 생각해 보자...
예술성!
체조의 기본
1. 체력
2. 안전
3. 건강
4. ?
순간, 자기도 모르게 네 번째 요소를 잊어버렸다.
그럴 수 있지.
이럴 때
나는 기다린다.
침묵하며.
다그쳐도
힌트를 줘도 소용이 없다.
아이의 뇌에서 무언가 끄집어내려면, 침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기다려 주면 해낸다는 상호 신뢰가 필요하다.
기다리다,
다른 얘기를 꺼냈다.
"폼 롤러 위에서 말이야. 균형 잡기 좀 어렵잖아. 그건 코어 근육이 받쳐 줘야 되는 거거든. 그러니까...
(기다리고 있었다는 걸 잊고 내 자랑을 늘어놓으려고 하는 순간...)
"응! 생각났어!
물구나무서기!"
아인이의 논리에 의하면, 코어를 잘 잡아야 하는데,
물구나무서기를 할 줄 안다면 코어가 잘 잡혔다는 것이었다.
벽에 대고 거꾸로 설 줄 알면 체조를 할 수 있다는 것!
정리하자면, 아인이가 생각한 체조의 기본은 다음과 같다.
= 체조의 기본 =
1. 체 력
2. 안 전
3. 건 강
4. 물구나무서기
ver. 1.1.
엄마가 '코어' 언급을 해서 물구나무서기가 떠올랐다니
나는 하하 웃으며 "역시 엄마 덕분이야~!"라고 마무리지었다.
이런 대화는 주로 아인이 칭찬으로 끝나는데
아인이가 대견하다 느낄 때
엄마는 이따금 자화자찬으로 마무리하기도 한다.
오늘도 어김없이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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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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