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홍대입구 쪽에 출판사 미팅이 있는 엄마. 시내 나간 김에 큰 맘 먹고, 마포에 있는 창천초등학교에 가 봤다. 미리 연락을 했어도 지도자 선생님들을 만날 수가 없었을 상황이었다. 체전에 두 명이 출전을 하게 되어 지방에 내려가 있다고 했다. 다음주에 선생님하고 한번 통화를 해 보기로 했다. 대신 교감 선생님이 설명을 해 주셔서 창천초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태영 선수가 졸업한 학교이기도 한 창천초등학교는 체육관 규모도 크고 시설이 좋다.
처음부터 다니던 학교에 운동부가 있어서 취미로 시작을 한다면 큰 고민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1학년부터 운동삼아 하다가 소실이 있거나, 좋아하는 경우 선수 등록을 하고 서울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전국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다른 학군에 있는 아이들 중에, 체조를 시작하고자 하는 아이들은 대개 초등학교 2학년에 전학을 한다고 한다. 학생 선수의 경우, 배정 받은 학교에 운동부가 없으면 해당 운동부가 있는 곳으로 전학을 갈 수가 있다. 관할 교육청 소속 학교에 우선 전학을 갈 수가 있고, 관내에 학교가 없으면, 타 지역에도 전학이 가능하다.
아인이의 경우, 관내에 체조부가 있는 학교가 없기 때문에 통학하기 좋은 학교를 정해서 가면 된다.
서울에는 다섯 개 학교가 있다.
강동구 암사동에 있는 학교는 대중교통으로든 자차로든 이동 시간이 길어서 제외했고,
전농동과 신설동에 있는 학교는 대중교통으로는 아이가 혼자 통학하기에는 불편해서 제외했다.
남은 두 학교는 지하철 2호선에 가까운 학교들이다. 하나는 영등포구 대림동에 있고 그 학교는 축구부와 체조부로 유명하다. 고민이 되는 점은 다문화 학생들의 비율이 매우 높다는 것.
어렸을 때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초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내 봤기에, 문화적 차이를 받아들이는 데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가급적이면 수용적이고 환대하는 분위기인 곳을 선택하고 싶다.
지난 달 중순, 체조 학원 선생님의 주선으로 대동초등학교에서 함께 훈련을 할 기회가 있었다.
강당만큼 넓은 체육관에 체조에 필요한 모든 기구들과 도구가 갖추어져 있었고, 선생님 세 분이 아이들을 나눠서 지도하고 한 명씩 봐 주셨다. 저학년 아이들은 취미로 배우는데, 큰 부담없이 매일 2시간 정도 운동을 할 수 있으니 체력 단련은 이만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5학년 남학생 두 명은 서울시 선수로 선발이 되어 일련의 동작들을 순서대로 차분하게 연습했다. 앞으로 있을 전국 체전 준비를 하는 모양이었다.
아인이는 마루, 철봉, 평균대, 도마 모두 해 볼 수 있어서 신이 났다. 학원에서는 시간이 모자라기도 하고, 여건상 마루와 철봉 위주로 기술을 습득했고, 평균대와 도마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었다. 평균대를 하고 싶어하지만 기술 난이도가 높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어서 학원에서는 몇 번 안 했던 것인데, 이 날 많이 해 볼 기회가 있어서 만족스러워했다.
창천초등학교는 차로 이동한다면 35분 정도면 갈 수 있어서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 학교는 도심 속에 있다 보니, 학생 수가 적고, 체조부도 수가 적은 편이다. 하지만 구청과 교육청 지원을 많아 받아 시설 규모도 크고 잘 갖춰져 있다. 선수들이 지방에 내려가 있어서 체육관의 정적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1층 대형 스크린에서 체조부 아이들이 대회에서 실력을 뽐내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이 학교의 큰 자랑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작년에 아주 뛰어난 선수 4명이 있었는데, 진학을 해서 고학년은 없다고 한다. 현재 4학년 남학생 2명이 선수로 활동을 하고 있고, 나머지는 2, 3학년 아이들이라고 한다. 몇 년 양성을 해야 또 대회에서 결과를 낼 만한 선수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학교를 방문하고, 선생님들과 상담을 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정보 이상의 정보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네 분위기며, 학교의 분위기, 학생들의 모습과 선생님들의 태도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