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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작가 박혜진 Jul 15. 2024

27. 제꼬(Front aerial) 연습은 이렇게

+ 기계체조 용어_ 이론과 실제

지난주부터 효은이한테 제꼬 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자랑했다. 


'제꼬'가 뭐지? 

체조부에 간 이후로 자주 듣는 몇 가지 기술 용어가 있다. 이전에 학원에서는 들어보지 못했던 것들이다. 체조 영상을 통해 알게 된 영어 용어를 하나씩 알아가고 있었는데,  '제꼬' '서꼬'는, 한국어도 외국어도 아닌 것 같고, 줄임말인지 한자인지 아리송하다. 철자조차 가늠이 가지 않는다! 

(조만간 선생님께 그동안 들어온 용어 목록을 보여드리고 확인받을 생각이다!)   



'제꼬'를 5단계로 나눠서 배우는데, 한 열흘 전쯤 1단계를 배웠다며 시범을 보였다. 아인이는 손을 짚지 않고 하는 돌기 기술들을 아직 못하는데,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단계별로 찬찬히 가르쳐 주고 있으니 별로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아인이가 하루라도 빨리  '제꼬'도 하고 '서꼬'도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 마음을 알았는지 효은이가 조금씩 알려주고 있다. 

'제꼬'란 앞돌기 front aerial이었다. 즉, 손을 짚지 않고 다리를 펴서 벌리면서 앞으로 한 바퀴 도는 기술이다. 이 동작을 완성하기 위해 단계 별 연습을 하고 있는데, 5단계를 완성 동작이라고 한다면, 3단계까지 배웠다고 한다. 


                                           제꼬 연습 5단계

1단계

카펫이 어두운 색이라 잘 보이지 않지만, 손을 떼고 구르는 동작을 하고 있다. 

- 손을 대지 않고 하는 앞 구르기를 연습한다. 

- 다리는 가능한 한 펴도록 한다.  

제꼬 1단계

  


2단계  

발을 밀어서 공중에 몸이 떴을 때 손을 짚고 앞으로 돌기 

왼쪽 무릎을 구부리고 오른쪽 다리를 띄우면서 몸을 공중으로 밀어올린 후, 손으로 짚는다. 미세하게 짧은 시간 동안 몸이 공중에 떠 있게 된다.  

2단계에서는 미세하게 짧은 시간 동안 몸이 공중에 떠 있는 순간을 만드는 것이다. 그 시간을 늘리는 동안 몸이 한 바퀴 돌게 되면 성공!


제꼬 2단계 



3단계 

- 몸을 숙이는 동시에 뒷다리를 빠르게 차올려서 다리가 몸보다 더 빨리 원을 그리도록 한다. 

- 손 짚는 시간을 최대한 늦춘다.

- 2단계보다 더 오랜 시간 공중에 몸이 떠 있는다.

- 실제로 보면 손을 짚자마자 다리가 돌아 발이 땅에 닿는다. 






제꼬 3단계 


4단계는 뭐야? 

4단계는 3단계보다 손 짚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5단계는 완성 단계! 


'슬로 모션'으로 찍어서 보니, 단계 별로 차이가 보이긴 한다. 그리고 친구가 알려준 단계마다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을 것 같았다. 앞으로 정식으로 배우게 되면 정확하게 어떤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하는지 선생님이 짚어주실 거 같아서 지금은 1단계만 연습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언어는 약속이자 체계의 기초

성인이 되어 외국어를 배울 때 가장 빨리 습득하는 방법은 문법을 익히면서 실생활에서 쓰는 표현들과 문장을 동시에 익히는 것이다. 문법과 실생활에서 쓰이는 언어 사이에 괴리가 클수록 그 언어를 익히기가 힘들어진다. 반대로 문법이 실제 언어를 잘 반영하고 있으면 학습자가 익히기 수월하다. 

 

학교 체조부에 들어가서 배우면서 엄마 머릿속에 혼란이 늘었다. 

바로 용어 때문이다. 학원에서 들었던 용어와 학교 체조부에서 쓰는 명칭이 달라서 처음 한 달, 아인이는 제대로 옮기지도 못했다. 위에서 말한 '제꼬'도 학원에서는 '에어리얼' 또는 '공중 앞 구르기'라고 했는데, '제꼬'가 정확한 철자인지, 유래가 뭔지 추측조차 하기 어렵다.  



체조용어를 확인하기 위해 대한체조협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다.  138개 용어가 있는데, 표제어는 영어, 프랑스어 표현이 나란히 있고, 우리말 번역이 뒤따랐다.  

영어 알파벳 기준으로 정리된 용어 138개. 프랑스어로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 있어서 좋긴 하나, 우리말로 뭐라고 하는지가 더 궁금해졌다. 

영어 알파벳 순서로 정리가 되어 있어서 우리말로 검색을 하려면 검색창을 이용해야 했다.  

측전이 '카트휠'이 맞긴 하지만, 체조계에서는 조금 더 세분화해서 쓰는 듯하다.


지금 궁금한 '제꼬'나 그 비슷한 발음으로는 검색 결과가 아무것도 없었다. 

'제꼬' 다음으로 하고 싶어 하는 '석고' 또한 체조용어사전에는 없었다. 아인이 말에 의하면, 석고는 side aerial이다. 



어떤 영상을 보니, front lever라는 동작은 '앞에서 평평하다'라고 해서 '앞평'이라고 부르고, back lever는 '뒤에서 평평하다'라고 해서 '뒷평'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고 보니, 돌기 동작만 해도 세세하게 나누어 명칭이 있는데, 영어도 한자어도 아닌 명칭들을 사용하는 것 같아 비전문가 엄마로서는 매우 혼란스러울 뿐이다. 돌기 동작만 해도, 두 손 짚고 하는 것, 한 손으로, 손 짚지 않고 하는 것이 있다. 다리 또한 펴고 하는 동작, 굽히고 하는 동작, 한 발씩 벌려서 하기도 하고 양발 붙이고 하는 경우도 있다. 

거기다 앞으로, 뒤로, 옆으로 라는 변수도 있다.  


대한체조협회에서 체조계의 발전을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인 듯하다. 아니면 누군가, 답답하다고 느끼는 누군가 정리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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