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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작가 박혜진 Jul 12. 2024

26. 훈련 이야기

일상이 된 시간들 속에서 발견하는 특별함

아침 시간은 늘 분주하다. 

7시에 가까스로 일어나 밥도 후다닥 먹고, 옷도 후다닥 갈아입고, 이도 후다닥 닦고 나면

신발 신고 아빠 따라 등교한다. 


이따 저녁에 봐~!

하며 손을 저으며 뒤돌아서는 모습을 보면 마음 한편이 아리다.


'저녁'이라는 말 때문일까? 따스한 인사말 때문일까? 


저녁이 되어 돌아오면, 과일과 간식거리로 식탁에 앉힌다. 네 시간 운동을 하고 오니 소파에 들어 누워 '와이' 시리즈를 읽고 싶겠지만,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하이톤으로 묻고 상세하게 답을 하길 기대한다. 


오늘은 어땠어? 뭐 배웠어? 친구들 다 왔어? 무슨 기술을 연습했어?.... 

피곤한 날은 대답할 힘도 없나 보다. 만화책에 빠져 버린다. 


오늘은 '자율 훈련이 있는 수요일. 그러데 다음 주 대회를 앞두고 있으니 총연습을 했단다. 일찍 끝나는 날이라 차 안에서 밥을 먹지 않았다. 그 시간에 잠이 들었는지, 들어오자마자 누워서 깜빡 잠이 들었다. 


아인아 일어나서 밥 먹고 자자. 


답이 없다. 


아인아, 그만 자고 밥 먹자. 너무 오래 자면 이따 잠 못 자. 내일 아침에 힘들어. 

낑낑 대는 소리에 "응 그랬어? 그런 일이 있었어?"라고 하니

또다시 낑낑 댄다. "그랬구나~~ 그래서?" 낑낑

그러면서 슬며시 웃는다. 

엄마의 의도를 알아차린 듯. 


삭신이 쑤시고 식탁까지 걷기도 힘들다며, 그냥 누워 있고 싶다고 했다. 

오늘 대회 준비하느라 힘들었겠다. 평소에는 고대하는 '놀이' 시간인데, 시간 재가며 순서대로 훈련을 했어야 하니. 


막간 수다

아인이는 순서가 확정이 되었다고 했다. 보조받아서 동작을 하는 것. 좋은 점도 있고 아쉬운 점도 있다고 했다. 그리고 연습하는 시간 중에 좋았던 것도 있었고, 기분 나빴던 일들이 있었다. 

기분 나빴던 것은, 딴지 걸며 잘난척하는 친구가 했던 말. 

기분 좋았던 것은, 철봉에서 돌다가 떨어졌는데, 중학생 오빠가 (드디어!) 말을 걸었다는 것. 

'괜찮냐, 공부는 잘하냐'등등을 물었다고 좋아라 했다. 


그리고 손을 떼고 돌기 연습을 하는 데 그 과정을 거의 다 배웠다며 보여 줬다. 

손을 짚고 도는 것과 별 차이 없어 보였지만, 하는 입장에서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한다. 

눈을 반짝이며 거의 완성이 되었다는 말에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 차이가 곧 완성이라는 말을 믿고

환호하고 함께 기뻐해 줬다. 


'진짜'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하니까. 이것 또한 내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일 것이다. 


다음 주에는 문광부 장관배 서울 예선전을 치르고, 

그다음 주에는 교보생명 꿈나무 대회가 있다. 작년 영상 속에 있는 친구들 모습을 보고 기뻐하며 보여 줬다. 

내년에는 아인이도 영상 속 주인공 중 하나가 되어 있을 것이다.    



평범한 일상은 없다. 

특별한 순간들이 모여 일상을 이룬다.

 

https://www.youtube.com/shorts/fpK70F2DrI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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