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이가 하루 일과를 마치면서 유튜브 동영상을 보기 시작한 것은 벌써 꽤 몇 년이 됐다. 시작은 매우 교육적인 활동이었다. 7세 때 다니던 영어 학원에서 그날 배운 내용을 복습하라고 영어로 된 10분짜리 영상을 보라고 했다. Steve and Maggie라는 교육 영상인데, 노래도 나오고 반복되는 내용이지만 지루하지 않게 구성되어 있어서 엄마로서는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아이들은 크는 법. 몇 주가 지나자 다른 영상들을 찾아보게 되었고, 찾다 보니, 점점 검색 능력이 좋아졌다. 키워드도 직관적으로 입력을 해서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올림픽 경기를 보면서 언젠가부터 '기계 체조'와 'gymnastics'를 검색해서 영성들을 보기 시작했다.
국내 대회, 세계 대회를 찾아보면서 미국의 시몬 바일스라는 흑인 선수를 동경하게 되었고, 국내 선수 중에는 신솔이 선수, 황수현 선수를 좋아하게 되었다. 어느 선수가 어느 대회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었는지, 어떤 기술에 능한지 등등 정보를 어떻게 그렇게 많이 알게 되었나 했더니, 영어 동영상을 10분 보고, 나머지 20-30분은 궁금한 것을 찾아보는 데 썼던 것이었다!
거기까진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정보를 공유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신솔이 선수를 소개하는 자막이 아인이 눈길을 끌었다.
.신솔이 선수, 충북체고 2학년'
-체고? 엄마, 체고가 뭐야?
응, 체고는 체육고등학교의 약자야.
-거기는 뭐 하는 데야?
체육을 더 집중적으로 하는 학교야. 선수들이 보통 많이 다니지.
-나도 체고에 다니고 싶어. 체고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 돼?
이렇게 해서 내가 우려하던 상황이 벌어졌다.
체고라니.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때부터 아인이는 선수들의 소속을 유심히 살폈고,
얼마 후, 체육 중학교라는 데가 존재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엄마, 난 체중을 갈 거야. 그다음에는 체고를 갈 거고, 선수가 돼서 신솔이 언니처럼 전국 체전에 나가고, 올림픽 선수가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