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세상 읽기 : World Economic Forum 미래보고서
지금 사회생활 열심히 하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미래를 준비해 가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변화하는 세상을 제대로 살피고 잘 읽어 가야 할 겁니다.
최근 꽤 자극적인 제목의 뉴스영상을 보게 됐습니다.
'5년 후 사라질 직업...'
보통 이런 종류의 뉴스라면 2030년, 2050년 쯤인 중장기 전망이라는 표현 아래 얘기하는 게 보통인데 5년 후에 사라질 직업이라는 상당히 자극적인 문구라서 ‘이게 뭐지’ 하면서 보게 됐습니다.
요지는 최근 은행 점포수가 감소하고 있고, 은행텔러의 위치는 앞으로 더 위험해 질 거라는 얘기입니다.
우울해 지더군요.
은행에 근무 중인 친구, 후배들, 지인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World Economic Forum (이하 WEF)이 일자리의 미래보고서 2023을 최근 발표했고, 이 글을 참조했다고 하니 과연 어떤 얘기를 한 건지 궁금해 집니다.
그래서, 천천히 리포트를 살펴봤습니다.
지금 직장생활 또는 사업을 하고 있는 우리와 세상에 이제 막 나서야 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WEF가 바라보고 있는 시각이 뭔지를 정확히 아는 게 필요할 거 같습니다.
글 아래 Link를 참조하시면, 리포트 전문 확인이 가능합니다.
WEF는 해당 리포트를 survey를 통해 작성했다고 합니다.
피응답자 선택이 적절했는지, 설문 구성이 어떠했는지 등 접근방법의 적정성은 차치하겠습니다.
WEF가 미래의 일자리 전망을 5년 후라는 다소 단기적 관점에서 주요 기관, 기업들에게 설문을 통해 질문했고, 그분들의 전망치를 종합한 결과라는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점을 먼저 말씀 드려요.
왜 이 5년이라는 수치가 중요하냐면, 과거 리먼 사태 때 미국 연준의 대응과 그래서 나타난 경기하강 및 실업률의 경험을 서방권 주요 조직과 기업들은 모두 잘 알고 있어서죠.
그래서, 지금의 경기전망에서 오는 일자리 전망과 중장기적인 의미에서 얘기하는 미래라는 표현의 일자리 전망은 분리해서 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미국의 거시경제는 뭐랄까 인플레이션, 기준금리, 고용/실업률의 끊임없는 줄다리기처럼 보입니다.
매번 기준금리를 통해 인플레이션과 고용/실업률을 줄타기 하면서 조율하려는 미연준의 애씀이 보입니다.
위는 미국 인플레이션율 그래프입니다.
흥미롭게 보셔야 할 부부은 2008년과 지금입니다.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불러일으킨 리먼사태는 2008년에 발생합니다.
헌데, 이미 인플레이션은 그 이전부터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럼 미연준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요?
미연준의 기준금리는 2005년부터 인플레이션 잡기 위해 인상이 시작됐습니다.
금리 인상랠리는 5.3%까지 올라가다가 2008년에는 리먼사태까지 터지면서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 상황을 맞이하자 급격히 경기부양을 위해 제로수준의 금리인하와 양적완화를 시작하고, 그렇게 위기를 넘깁니다.
이때의 미국 실업률은 어떻게 움직였을까요?
미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2년 뒤인 2007년부터 실업률은 악화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2010년에 9.63%까지 찍고 꺾이게 됩니다.
미연준이 2005년부터 보여줬던 기준금리 인상 랠리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당연히 주요 조직, 기업들은 이 영향이 경기하강으로 영향주고 실업률에 반영되는 기간을 앞으로 3~5년 구간으로 볼 가능성이 크겠죠.
그래서, 피응답자들의 응답에 이런 bias가 있을 거라는 전제를 깔고 봐야 할 겁니다.
그럼에도 WEF 미래보고서의 핵심 메시지는 다시 한번 곱씹어 볼만한 의미를 담고 있어 보입니다.
WEF가 하고자 하는 얘기의 요지는 몇 가지로 정리됩니다.
WEF는 앞으로 일자리가 증가하는 영역과 감소하는 영역이 있을 거라 보면서도,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에 따라 전반적인 일자리의 수는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이 부분은 위 서두에 설명한 영향이 상당히 녹아 있어 보입니다. 그럼에도, 단순업무의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 예측은 눈여겨 봐야 할 부분입니다.
설문에 응답한 조직의 85%가 새로운 첨단기술의 채택과 디지털 액세스 확대가 혁신의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또한 ESG를 조직 내 표준으로 광범위하게 채택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생활비가 증가하고 경제성장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WEF에 응답한 조직들은 앞으로의 미래 일자리 창출은 기업의 녹색전환을 위한 투자 증가, ESG의 광범위한 적용,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 특히 공급망 현지화에 따라 이뤄질 거라 봤습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이 첨단기술의 채택과 디지털 액세스 증가에 따른 기술발전은 일자리 창출을 할 것으로 보면서도, 이 때문에 기존 일자리 대체 현상도 함께 발생할 것으로 봅니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기존 일자리 대체라는 현상이 앞으로는 본격화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양상이 어떻게 움직일지는 우리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잘 살펴야 할 부분으로 보입니다.
WEF가 꼽은 일자리 감소요인은 경제성장 둔화, 공급부족 및 투입비용 증가, 소비자 생활비 상승에 따른 구매력 감소로 봅니다.
이 전망 역시 서두에 언급한 미 연준의 최근 움직임의 연장선에서의 얘기 같습니다. 양적완화 후 급속히 미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를 잡으려는 움직임과 그로 인한 중기 경제 전망과 비슷해 보입니다.
75% 이상의 기업은 향후 5년 이내 빅데이터, 컴퓨터 클라우딩, AI 채택을 할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앞으로 상거래 데이터는 더욱 디지털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의외인 건 로봇 기술에 대해서는 5년 후도 전망을 밝게 보지는 않고 있어요.
피응답 기업들이 현 수준에서 보고 있는 예측으로 봐야 할 겁니다.
일자리는 순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도소매업, 제조업에서는 일자리 감소가 덜하지만 공급망, 운송,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일자리 감소를 크게 내다 보고 있습니다. 경제성장 둔화, 공급 부족, 소비자 생활비 부족에 따른 구매력 감소의 연장선 상의 예측으로 보입니다.
WEF이 언급한 일자리 감소 직군은 은행원, 우체국 사무원, 출납원, 데이터 입력 사무원, 비서, 일반 관리 역할, 기록관리 역할 등으로 디지털화 및 자동화에 따라 대체될 분야입니다. 왜냐하면, 응답한 기업들 대부분이 프로세스 자동화를 일반적인 인력전략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한국 뉴스에서 은행원을 언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더군요.
설문응답 기업들이 핵심기술로 9%가 분석적 사고 능력을 꼽습니다.
그 다음이 창의적 사고입니다.
그리고, 탄력성, 유연성, 민첩성과 같은 자기 효능감과 동기부여, 호기심, 평생학습, 공감, 적극적인 경청, 리더십 및 사회적 영향력 순으로 근로자에게 중요한 능력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기업들은 호기심과 평생교육이 가장 빠르게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얘기합니다.
즉, WEF는 앞으로의 세상을 호기심 있게 바라보고, 적절한 교육을 꾸준히 받아서 경쟁력을 유지해 가는 게 중요하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교육 기회는 필요한 대상자의 절반 정도만 받게 되지 않을까라고 예상합니다.
또한, 이런 교육은 AI와 빅데이터 기술 활용에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미 주요 기업, 조직들은 AI와 빅데이터 활용을 5년 후 세상에서 본격적으로 활용할 것 같습니다. 어떤 방식일지는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요.
이런 문제인식은 기업과 조직이 미래에 가고자 하는 방향은 섰지만 이를 이끌고 가 줄 핵심인재는 오히려 부족하다는 메시지로 보입니다.
그런 핵심인재는 앞으로 오히려 더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 리포트를 살펴보니 결론은 세 가지로 정리되는 것 같습니다.
끊임없이 세상의 변화에 호기심을 갖고 교육을 받도록 하면서 자기 경쟁력을 유지해라.
핵심인재가 될 수 있는 기술역량을 끊임없이 확보하라.
이 핵심기술은 다름 아닌 분석적 능력, 창의적 능력에서 가능하다.
우리와 우리의 자녀들이 살아갈 미래에 대해 잘 살피고 미리 준비해 간다면 위에 언급한 핵심인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미래도 우리와 아이들 모두의 기회로 만들어 가면 될 겁니다.
[References]
https://n.news.naver.com/article/032/0003221065
https://www.weforum.org/reports/the-future-of-jobs-report-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