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좋아하는 분을 꼽아 보라 하면 올해 초 YouTube CEO에서 물러난 수잔 위치츠키 (Susan Wojcicki)도 꼭 들어갑니다. 이 분이 보여준 모습, 얘기들은 지금 보고, 들어도 마음에 주는 메시지가 참 많습니다.
YouTube CEO 사임 이후에는 전혀 언론노출이 없어서 근황이 궁금해 집니다.
아마도 다섯 자녀의 엄마로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을 모습이 그려집니다.
작년 말에 Jay Shetty Podcast와 찍은 영상이 마지막이 아닐까 싶은데 담담하게 그간의 일들을 인터뷰 합니다. 본인이 직접 설명하는 그때의 순간순간이 그려져서 참 재미있게 봤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수잔 위치츠키가 어떻게 집 주차장을 구글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에게 임대해 준 것이었는지죠.
수잔 위치츠키가 구글의 창립자인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에게 주차장을 사무실 공간으로 임대 주면서 맺은 인연이 지금의 구글을 만들었고, 현재의 YouTube를 만든 것이니 말이죠.
그래서, Jay Shetty도 질문합니다.
"구글과 YouTube는 지금도, 미래에도 정말 엄청난 영향을 줄 거라 믿어요. 그런 출발이 바로 당신이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에게 당신 집 주차장을 임대해 주면서 시작된 거잖아요. 솔직히 그때 당신은 어떤 생각으로 그 주차장을 그 분들에게 임대한 거죠?"
"많은 사람들이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에게 제가 주차장 임대해 준 것을 갖고, 제가 회사설립의 웅장한 계획이나 전략이 있었던 게 아니냐, 그런 사람들을 만날 계획에서 한 게 아니냐라는 말씀을 하긴 해요. 하지만, 전 그때 주차장을 임대해 주고 월세를 받아야만 했어요. 학교를 다니고 있는 중이라 돈도 충분하지 않았고, 집대출금 상환도 해야 했거든요. 이때가 1998년으로 .com company가 여기저기 설립되면서 사무실이 많이 부족하던 시절이었어요."
그녀의 집은 캘리포니아 주 팰로앨토로, 바로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곳이며 미국 내에서도 땅값 비싸기로 유명합니다.
그녀는 첫 아이를 임신하고, UC Santa Cruz에서 경제학 석사과정일 때 영끌해서 이 집을 샀다고 해요.
그러다 보니, 이 집에 딸린 창고를 1700불에 임대를 해 준 것이고, 바로 이 창고에서 구글이 탄생한 겁니다.
제가 그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많은 이유 중에 하나는 공부에 있어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모습 때문이에요.
사실 하버드에서 역사와 문학을 전공했지만 이후의 전공은 UC Santa Cruz에서 경제학 석사를, UCLA에서 MBA를 취득합니다. 그녀의 아이콘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뭔가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입니다.
뿐만 아니라, 수잔 위치츠키는 이런 작은 인연이 그녀 인생에 정말 소중한 인연이 되게 만들 줄 아는 사람이죠.
영끌해 산 집 창고를 빌려 스타트업 하겠다고 들어온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그저 임대인과 임차인의 관계로 그저그런 사이였다면, 수잔은 구글에 참여할 생각은 아예하지 안했을 것이고, YouTube의 대모 역시 되지 못했을 겁니다.
주변에 시선을 돌리면, 임대인, 임차인의 관계로 지내는 분들은 껄끄러운 사이가 대부분입니다.
임대인은 월세에만 관심을 갖고, 임차인의 꿈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응원해 줄 일은 적습니다.
이들은 분명 사적인 관계가 함께 했기에 그들의 꿈을 공유받고, 이해하고, 수잔 위치츠키도 이들과 함께 과감히 도전해 보겠다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UC Santa Cruz 경제학 석사를 졸업하고, '어디에서 일하지?'를 고민하던 중에 다른 곳도 아닌 바로 이 구글이라는 스타트업에 16번째 멤버로 뛰어든 겁니다.
그녀는 구글에 초기 멤버로 참여해서 마케팅을 담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게 바로 그녀가 YouTube를 인수하고 YouTube의 CEO가 되게 한 발판이 됐죠.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에 함께 참여하니 수익원 창출을 위한 광고를 책임지게 됐고, 구글이 중반에 YouTube로 광고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느끼자, 아예 YouTube를 인수하는 것으로 결정해서 추진하고 결국 그렇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수잔 위치츠키입니다.
Jay Shetty도 제가 궁금한 바로 그 다음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2006년에 YouTube 인수를 결정했어요. 그 시절 수많은 플랫폼이 있었는데 이 중에서 YouTube가 다른 플랫폼과는 달리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아 본거죠? 문화, 기술, 소비자 관점에서도 잠재적으로 뭔가 다를 거라고 본 이유가 있었던거죠?"
"사실 그때에는 아무도 미래에 뭐가 일어날지 확신하기 어려운 때였어요. 제가 YouTube 인수 결정하기 일주일 전에 뉴스기사에서도 바보들만 YouTube를 인수할 거라고 얘기했었죠. 평범한 사람들이 YouTube에 영상을 올릴 수 있고, 그걸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할 거라는 걸 그때에는 예상하기 힘들었죠.
하지만 그 때 YouTube에 확실히 미래가 있다고 자신한 이유는 바로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길 원한다는 점이었어요. 사람들은 그런 다른 사람들의 일반적인 얘기를 제대로 보길 원해요. 그런 영상이 저품질이라고 얘기하지만 바로 사람의 얘기인 거죠.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에요. 모든 사람의 얼굴에 미소와 웃음을 가져다 주는 바로 그런 이야기입니다."
수잔 위치츠키가 YouTube 인수를 결정하기 전에 수많은 빅데이터를 통해 본인의 확신을 다양하게 확인했을 게 분명합니다. 그리고,
'아, 사람들은 자신의 얘기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길 원하는구나.'
그리고, 또
'많은 사람들은 그런 사람냄새 나는 얘기를 보고 싶어 하는구나.'
라는 사실을 어찌보면 가장 정확히 이해했을 겁니다.
본인의 직관을 다양한 자료를 통해 검증해서 이해한 것만으로 그치지 않고, 구글 내에 설립자 두 사람을 설득해서 결국 YouTube를 인수하고 오늘의 모습을 만들어 낸 겁니다.
보통 사람들은 하고 싶다는 일들을 생각만 하고 실행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하지만, 이런 분들과 보통의 사람과의 차이는 한 가지입니다.
그런 하고 싶은 일을 정확히 이해하고, 도전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내는 역량이죠.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면서, 그녀에 대해 대단하게 느끼는 건 바로 다섯 아이의 엄마라는 점입니다.
우리네는 이런저런 안되는 이유를 들면서, 결혼을 미루고, 아이 낳기를 주저하고, 아이를 낳아도 한 명으로 만족하는 것이 지금의 보통 모습입니다.
헌데, 그녀는 이런 도전의 삶 속에서 아이도 다섯이나 낳아 기르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결정을 하고 이렇게 다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었는지 너무 궁금합니다.
수잔 위치츠키의 아버지는 스탠포드 대학에 입자 물리학 교수이셨습니다.
폴란드계 유대인 집안으로 딸만 셋인 다복한 집안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진정한 다둥이 엄마인거죠.
"돈에 여유가 많아서 애들을 많이 가질 수 있었던 거 아닐까요?"
"아닙니다."
지금이야 수잔 위치츠키가 보유 자산 1조 수준이라는 얘기가 있지만, 처음 시작은 위 인터뷰에서 얘기하지만 영끌해서 산 집의 대출금 상환에도 여유가 없어서 주차장 임대를 내줘야 할 정도로 맨 손으로 시작했습니다.
"애들 돌봐줄 사람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닐까요?"
"아닙니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애들 양육에 부모가 관여하지 않고, 도움 역시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구글이 만만한 곳도 아닙니다.
구글에서 근무 중인 자제분을 둔 선배님들 얘기를 들어 보면 돈 많이 주는만큼 구글도 엄청 일 시킵니다.
수잔 위치츠키는 사내커플이니 두 부부가 양육에서 서로를 많이 돌봐줬을 거는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애들을 챙겨야 하는 어려움은 비단 다르지 않았을 겁니다.
그럼 무엇 때문에 수잔 위치츠키는 애를 한두 명도 아닌 다섯 명이나 키우게 됐을까요?
그건 아마도 그녀의 부모가 보여준 다둥이와 함께 하는 데에서 오는 행복함과 도전에 대한 가치를 갖고 있었기 때문 아닐까 싶어요.
수잔 위치츠키도 다른 여형제가 둘이 더 있습니다.
여형제끼리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모습도 많이 보여요.
실제로 수잔 위치츠키는 구글에 본인이 직접 몸을 담았고, 바로 아래 여동생은 구글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의 전처입니다. 중간에 이혼해서 23andMe를 설립하긴 했지만, 여형제간에 우애도 대단하니 이렇게 연결해 준 거겠죠.
진정한 가족이 주는 행복함과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도전해 볼 수 있는 용기가 수잔 위치츠키를 다둥이 엄마로 만든 게 아닌가 싶습니다.
수잔 위치츠키는 진정 자기 인생의 주인이었습니다.
참 존경스러워요.
저도, 우리 아이들도 이런 소중한 정신을 이해하고 따라가기를 소망해 봅니다.
[References]
https://namu.wiki/w/%ED%8C%B0%EB%A1%9C%EC%95%A8%ED%86%A0
https://www.hankyung.com/international/article/2019090513391
https://m.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79643&cid=59086&categoryId=59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