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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동훈 Jun 15. 2024

포기하지 말고 연습하라

 최근 나는 수영 강습의 마지막 단계인 접영을 배우고 있다. 지상에서 팔을 쫙 펼쳐 마치 나비 날개 같은 리커버리를 구사하는 접영은 그래서 영어 네임도 Butter fly 라고 한다.


그런데 이 영법은 기본 웨이브 동작뿐만 아니라 입수킥 출수킥 타이밍도 중요하고 무엇보다 몸을 사선 방향으로 당기는 팔 힘이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회원들 중엔 아직 25m 완주도 못하는 분들이 꽤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남자보단 힘이 달리는 여자에게 다소 불리한 영법이다. 그래서 코치님이 '자 접영 한바퀴 돌겠습니다' 하는 순간 상당수 회원이 '아휴' 원성부터 쏟아내는 영법이 바로 접영이다.


비실대는 저질체력인 나도 처음 접영을 배웠을 때 너무 힘이 들어 물에서 허우적허우적대는 마치 사람살려 식의 영법을 많이 구사했다.

 

그땐 허리도 아프고 폼도 형편없어서 '이게 내 한계인가 이젠 그만해야 하나?' 생각도 많이 다.


기본적으로 사람은 힘들면 기피하고 안하게 된다. 실제 강습회원들도 이런저런 이유로 자수(자유수영)를 와도 접영 연습은 많이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럴수록 나는 좀 더 잘해보고 싶고 업그레이드 되고 싶은 욕구가 막 생겼다. 물리적 체력은 약하지만 정신적 체력은 그래도 좀 되는 편인 나는 여기서 포기하거나 약해지긴 싫었다.


 그래서 왠만한 접영 유튜브 강의는 수시로 다 챙겨보고 계속해서 되든 안되든 강습도 쉬지 않고 매번 참여했다.



그러나 이 때의 나에게 무엇보다 칭찬해 주고 싶은 점은 되든 안되든 거의 매일 자수(자유수영)를 하며 꾸준한 연습을 계속 했다는 점이다.


처음엔 접영 자세가 너무 어설퍼서 주변 사람들 시선이 매우 염려스러웠지만....그럼에도 나는 새로 배운 이론을 내 영법에 적용해보고 내 몸이 힘이 후달려 '이제 제발 그~만!'을 외칠때까지 멈추지 않고 스트로크를 계속 했다.


자수가 끝나면 힘이 쭈욱 빠져 몸이 후달릴 정도였지만 그래도 이만큼 내가 노력했구나 생각에 한편으론 뿌듯함과 만족도가 올라왔다.


한달쯤 지났다. 그런 노력의 결과일까? 강습에서 조금만 해도 헥헥 거렸던 나는 이젠 강습만으론 조금 아쉬울 정도로 체력이 남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완주 속도도 빨라져 어느 순간 후발주자에서 선두주자로 올라서게 되었다. 또한 같은 영법을 반복해서 구사하니 이제 왠만한 동작은 몸에 익어 폼도 부드러워지고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었다.


처음 배우는 것은 누구나 다 낯설고 어색하다. 하지만 속도의 차이일 뿐 자꾸 반복해서 연습하면 누구나 다 좋아질 수 있고 어느새 몸에 체화되고 자동화되어 이제 다음 스탭볼 수 있다.


학교에서 배우는 공부도 마찬가지 아닐까? 아이들은 단순 성적과 등급에만 집착하여 매번 좌절을 겪다보니 자기는 해도 안된다 식으로 생각하며 결국 과목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런 고민과 배움, 연습의 과정에서 어느새 본인이 업그레이드되고 한단계 지적으로 더 성장했다는 점은 모르는 것 같다.


물론 이런 상황이 성적과 등급만 강조하는 우리 교육제도의 폐해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아이들이 스스로 연습하면 발전할 수 있다는 성장의 기쁨을 많이 누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점을 우리 어른들도 많이 알려줬으면 좋겠다.


결국 그런 기쁨들을 많이 축적해줘야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때도 자꾸 뭐라도 시도해보고 노력하는 자세를 가지지 않을까.


노력과 성장의 기쁨. 무엇보다 중요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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