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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동훈 Aug 21. 2024

커피를 끊으니 위염이 사라졌다.

올해 첫 학년부장이 되고나서 신경 쓸 일들이 많았다. 예전 담임 일이라면 어느정도 체계가 잡혀있고 메뉴얼화 되어 있다 보니 그에 맞춰 운영하면 되었지만 학년부장 일은 그게 아니었다.


특히 수시로 하는 기획회의에 학년부 전체의 목소리를 내야 할 필요가 있었고 학년전체와 관계된 일이라면 내가 최선의 선택을 해서 최종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한편으로 학생들 생활지도와 학년부 선생님들과 자주 하는 회의도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렇게 1학기 후반쯤이었나? 어느날부터 위가 아프기 시작했다. 태어나서 한번도 그런적이 없다보니 참 기묘했다. 늘 만성적인 소화불량 상태였고 명치쪽이 콕꼭 쑤셨다. 몸이 아프니 마음도 성치 않았다.그러다 보니 늘 마음 한구석이 부정적인 생각만 가득했고 이러다 큰일 나는거 아녀 하는 걱정도 부쩍 많아졌다.


그래서 최대한 마음을 완화시키고자 바닥에 누워 호흡을 천천히 하고 아무 생각도 안했다. 그러면 그나마 통증이 덜했다. 몸이 나은것은 아니었지만 일시적으로 통증은 사라진 것이다. 그래서 난 이 모든 원인이 그저 업무로부터 받는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희안한 것은 이런 위염이 방학을 해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것이었다. 그래서 위에 좋다는 양배추즙도 먹고 병원가서 약도 꼬박 챙겨 먹었는데 그럼에도 위염은 쉽사리 낫지 않았다.


그렇게 방학 중반쯤이었을까. 우연히 카페인이 위에 매우 안좋다는 기사를 접하고 내가 하루에 커피를 몇잔씩 마시고 있는지 되짚어보았다.


놀랍게도 난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로 하루 세잔 이상씩 아무 생각없이 마시고 있었다. 이는 작년 저작년 하루 한잔 정도에 불과했던 식습관에서 무려 3배나 증가한 것이었다.

 

'내가 내 위에 너무 몹쓸 짓을 했구나.'


스트레스 받는다고, 갑갑하다고, 또는 누가 사준다고 해서 나는 습관처럼 늘 아메리카노를 세잔 이상씩 마시고 있었다.


마치 한번 흡연맛을 알아서 계속 피는 사람처럼 나는 늘 벌컥벌컥 마시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다 큰 일 나겠어. 지금부터라도 끊자.'


그때부터 난 피곤이 밀려오고 머릿속 유혹이 생겨도 일절 커피를 하지 않았다. 누가 음료를 사준다해도  요거트나 생과일 주스로 대체했다.


그래서일까? 현재 2학기가 시작되고 또 업무가 폭풍처럼 밀려오는데도 내 위는 끄떡없다. 결국 오래도록 건강한 위를 유지하기 위해선 커피를 끊어야 했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젊을수록 인체에 단기적인 해가 없다보니 몸에 안좋은 음식에 더 집착하고 때론 달고 산다. 또 야식, 커피중독 등 잘못된 식습관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내 몸의 장기도 나이가 들고 약해져간다. 이런 장기들에 2030때와 똑같은, 아니 더 강한 압력을 가하면 장기는 필연적으로 망가질 수 밖에 없다.


이제 40대가 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다. 그리고 그 건강은 결국 꾸준한 관리 및 유지로부터 지킬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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