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왕도' 책은 총 2권 발간되었다. 1권이 기억력 편이었고 2권이 실행력 편인데 오늘은실행력 편을 마지막으로 요약정리하면서 이 시리즈를 마치고자 한다.
1. 정서는 사고력에 영향을 미친다.
누구나 시험을 망쳐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특히 앞의 문제부터 어려운 문제일수록 이런 경우가 많다. 초반 문제에서 헤맬수록 '이번 시험은 전체적으로 어렵구나' 뇌는 느끼게 되고 쉬운 문제도 어렵게 접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시험 컨설턴트들은 영어나 수학 등 시간을 다투는 시험 과목일수록 되도록 쉬운 문제부터 먼저 풀라고 조언을 한다. 자칫 어려운 문제에 집착하여 계속 시간을 잡아먹다가 정작 쉬운 문제도 제 실력발휘를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학창 시절에는 항상 전체적으로 시험 문제를 흝어보는 것부터 먼저 하고, 익숙한 지문이나 쉬운 문제부터 접근하였다. '이 문제들은 확실히 잡고 간다.'는 성취감이 전체 시험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한 과학실험에서 두 마리의 쥐를 서로 다른 환경에서 키우는 실험을 하였다. 한 마리는 놀이기구가 있는 방에서, 또 한 마리는 어두컴컴한 환경 속에서 키웠다. 이후 양쪽 쥐의 해마에 있는 신경세포를 검사했더니 놀이터쥐가 신경 세포가 훨씬 더 발달했다고 한다.
2. 많이 웃어야 공부가 잘된다.
보통 우리는 기분이 어떠냐에 따라 표정이 달라진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표정은 기분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는 웃을 때 생기는 얼굴 근육 때문에 뇌가 착각을 하기 때문이다. 많이 웃을수록 뇌에는 즐거운 기분을 주는 A10신경이 자극된다고 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학업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 뇌는 웃을 때마다 전두엽(뇌의 앞부분으로 기억, 생각, 판단과 연관됨)이 활발하게 반응하고 알파파(뇌파의 한 종류로 마음을 편하게 해 주고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여줌)가 많이 나온다고 한다. 결국 많이 웃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는 것이 공부에도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다.
3. 정서적 재미와 공부를 연결하기
우리 뇌에는 편도체가 있는데 이는 기쁘다 슬프다 등의 감정을 담당하는 부분이라고 한다. 특히 이 편도체는 해마 옆에 붙어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해마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데, 보통 생명과 연관된 것들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다음으로는 재미있고 즐거운 것들을 잘 기억하게 만든다고 한다. 따라서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공부에 흥미와 재미를 붙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취미를 공부와 연결시키는 것이 좋은데 평소 운동을 좋아한다면 영어 공부를 할 때 스포츠와 관련된 단어부터 공부하는 것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만화를 좋아하는 친구라면 학습 만화를 통해 공부하는 방법이 있고, 게임을 좋아하는 친구라면 역사 게임을 통해 역사에 흥미를 붙일 수도 있다.
4. 낙관적인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
캐나다 루피엥 교수에 다르면 낙관적인 사람과 낙관적이지 않은 사람의 뇌 크기를 비교해보니 무려 20%가 차이 났다고 한다. 부정적인 생각이 뇌 세포를 죽게 하여 뇌를 줄어들게 만든 것이다. 이런 낙관성도 경험이나 훈련에 따라 충분히 높아질 수 있다고 한다. 즉 작은 성공이라도 잇달아 해내게 되면 자신감이 붙고 낙관성도 높아지는 것이다. 특히 뇌는 성공했을 때의 기쁨을 잘 기억하고 그때의 기쁨을 계속 되풀이하고 싶어 한다고 한다. 이는 좀 더 어려운 다음 목표에 도전하는 데에도 큰 힘이 된다. 아이가 어릴수록 성공의 체험을 많이 느끼게 해줘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5. 자기 주도 학습과 목표 세우기
한 실험에서 학생들에게 시험 대비 유인물을 나눠 주었는데 한 그룹에게는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쳐서 주었고, 다른 그룹에게는 밑줄 없이 그냥 주었다고 한다. 잠시 후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결과는 밑줄 안 그은 쪽이 오히려 성적이 더 잘 나왔다고 한다. 첫 번째 그룹은 주어진 것 위주로 암기하는 소극적인 자세로 임한데 비해, 두 번째 그룹은 스스로 밑줄을 치려고 노력하면서 적극적으로 임했기 때문에 결과가 더 좋았다고 한다.
이처럼 공부를 할 때는 자기 주도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뇌는 자발적인 것을 좋아하고 남이 시키고 수동적으로 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고 쉽게 싫증을 느끼기 때문이다.
자기 주도 학습을 하는 학생들의 공통점은 구체적목표를 세우고 공부를 한다는 점이다. 이는 목표에 집중하고자 하는 뇌의 성향 때문인데 목표가 명확해야 학습효과도 올라가고 목표를 달성했을 때의 기쁨도 올라간다. 특히 단기 목표의 경우 숫자화 시킬 수 있고 구체적일수록 목표 달성도를 높일 수 있다.
6. 공부할 때도 시작이 중요하다.
시작이 절반이라는 말이 있다. 즉 어떤 일을 할 때 망설이거나 이것저것 재지 말고 시작부터 하라는 것이다. 일단 무엇이든 시작하면 뇌에서는 측좌핵이 반응을 한다. 측좌핵은 뇌의 좌우에 신경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이곳에는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신경세포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따라서 뭐든지 시작부터 하면 측좌핵을 통해 차츰 의욕이 생기고 그 작업에 몰두하게 되는 것이다. 심리학자 크레펠린은 이를 작업 흥분 현상이라고 이름 지었다.
우리 몸에는 콩팥의 부신을 통해 스트레스를 막아주는 방어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방어 호르몬은 몸과 마음의 피로를 덜어주고 하기 싫은 일도 얼마간은 할 수 있도록 몸을 도와준다고 한다. 방어 호르몬이 작동하는 시간은 약 72시간이라고 한다. 그렇게 본다면 '작심삼일'이라는 말도 과학적으로 근거 있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종합적으로 볼 때 하기 싫은 공부라도 처음 의자에 앉아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작심삼일이라도 여러 번 반복해서 작심삼일을 실천하면 점차 공부가 습관화되고 어느 순간 저절로 공부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7. 자기 통제와 집중
스탠퍼드 대학의 윌터 미셸은 4살짜리 아이들을 대상으로 마시멜로 실험을 하였다. 박사는 아이들에게 마시멜로 과자를 하나씩 주며 15분간 참고 안 먹으면 보상으로 1개를 더 주겠다고 약속했다. 결국 1/3 아이들은 박사가 떠난 즉시 먹어치웠지만 2/3 아이들은 끝까지 참아냈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후 당시 마시멜로 유혹을 참아낸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학업과 생활 등 여러 면에서 우수한 아이로 성장했다고 한다. 마시멜로 실험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아이들은 충분히 유혹에 빠질 수 있었지만 결국 마시멜로 2개라는 목표를 위해 자기 통제에 성공한 아이들이 공부도 잘했다는 것이다.
공부를 할 때에는 자기 통제뿐만 아니라 집중도 필요하다. 자기 통제에 성공하더라도 정작 책상에서 계속해서 딴생각을 하게 되면 그 공부는 효율적이다고 볼 수 없다. 우리 뇌의 집중력을 높여주는 호르몬으로는 세로토닌이 있다. 이 호르몬은 공부에 집중할 때 우리 머릿속에서 계속 분비된다. 하지만 세로토닌은 길어야 한 번에 3,40분 정도밖에 분비가 안된다. 사람의 집중력의 한계가 3,40분에 불과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자기 주도 학습을 하는 친구라면 이런 점을 고려하여 40분 공부를 했으면 10분 정도는 푹 쉬면서 기분을 전환하는 것이 좋다. 중간중간의 편안한 휴식은 세로토닌을 다시 기운 차리게 만들어 집중력을 높여준다.
한편으로 공부를 할 때에는 적당한 긴장감을 부여하는 것이 좋다. 이는 집중력을 높여주고 공부의 효율성도 가져온다. 수능시험장에서 너무 긴장한 학생이 청심환을 먹었다가 시험을 망쳤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청심환이 역효과 난 것으로 시험 볼 때 긴장감이 지나치게 없어지다 보니 몸이 나른해지고 집중력이 흐트러져서 시간싸움을 해야 하는 수능에서 비효율성을 초래한 것이다.
8. 좋은 공부환경 만들기
공부를 할 때 책상 주변은 단순할수록 좋다고 한다. 책상 주변이 이것저것 잡동사니로 어지러울수록 잡념이 생기고 이는 꼬리에 꼬리를 물어 공부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요즘 아이들의 공부를 방해하는 요소로 휴대폰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휴대폰이 자신과 가까이 있을수록 딴생각이 나고 메신저와 sns 등으로 인해 집중력이 깨지기 십상이다. 따라서 이런 점을 고려하면 핸드폰은 무음이나 진동으로 바꿔놓고 목표 공부량에 도달할 때까지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것이 좋다.
공부를 할 때 음악을 듣는 것이 좋다는 말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크게 동의하지는 않는다. 음악에 심취하다 보면 오히려 학업에 쏟아야 할 집중력이 분산되고 특히 시간싸움을 요구하는 문제에서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공부를 할 때에는 환경을 단순히 하고 짧은 시간이라도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 지금까지 공부의 왕도 1,2권 책 내용 중 도움이 될 만하고 인상 깊은 내용들을 모두 정리해 보았다. 공부는 효율이라는 말이 있다. 즉 수업이나 방과 후 자습 등 모든 학생에게 하루 주어진 공부시간은 비슷할지라도 누가 효율적으로 공부했느냐에 따라 성적은 천차만별로 차이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나 역시 학창 시절과 수험생 시절에 효율적으로 공부한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차이를 많이 느꼈고 효율적으로 공부한 날이 많아질수록 내 목표치에도 근접해 가는 것을 많이 느꼈다.
이전에 말했듯이 학업에서 IQ가 차지하는 비율은 사실 크게 높지 않다. 중요한 것은 효율성을 가져올 수 있는 집중력과 평소의 학습 태도이다. 제자들을 봐도 이 두 가지를 잘 갖춘 학생일수록 성적이 꾸준했고, 3년간 결실을 거두며 본인이 원하는 학교에 합격하는 사례를 몇 번 보았다.
공부에 과연 왕도란 있을까? 모든 이에게 100% 적용될 수 있는 공부방법은 사실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처음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거나 평소 공부 방법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는 학생에게는 이 책은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