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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능률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공부방법은 무엇일까 2

'공부의 왕도 기억 편' 내용 정리

by 한동훈

지난번에 이어 '공부의 왕도' 책 내용 중 핵심적인 부분을 두 번째로 정리하고자 한다.



9. 이미지로 기억하기

우리 뇌는 말이나 글보다 그림(이미지)을 훨씬 잘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심리학자 앨런 파이브와 파인 디스로체즈의 실험에 따르면 이미지로 외우는 것이 글로 외우는 것보다 3배나 효과적이다고 한다. 이런 방법은 어려운 사회나 과학 용어를 공부하고 정리할 때 쓰일 수 있다. 사회의 푄 현상이나 과학의 대류현상을 그림을 통해서 접근하면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대류현상

뿐만 아니라 이 방법은 영어 단어를 공부할 때도 효과를 볼 수 있는데 eye, nose, mouth 같은 얼굴 부위를 나타내는 단어를 직접 사람 얼굴을 떠올리며 외우면 훨씬 더 잘 기억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단어나 숫자와 관련된 이미지를 떠올려 가며 기억하는 방법을 '연상 기억'이라고 한다. 치킨집 전화번호가 9282(구이빨리), 치과 전화번호가 2875(이빨치료), 이삿짐센터가 2424(이사이사) 같은 숫자를 쓰는 것이 바로 그 예이다.

사물의 모양을 흉내 내어 나타낸 글자인 한자도 연상 기억을 써서 공부할 수 있다. 사람이 나무에 기대어 쉬고 있는 모양은 休(쉴 휴), 사람을 담 안에 가두는 모양은 囚(가둘 수), 엄마가 아이를 안고 있는 모양은 好(좋을 호)를 쓴다. 모두 한자가 나타내는 이미지를 상상하며 기억하면 좋다.



10. 여러 감각으로 기억하기

우리가 가장 흔하게 공부하는 방법이 아마 책을 눈으로 보는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뇌는 눈만 이용하는 것보다 입과 귀 같은 다른 감각기관을 이용하면 훨씬 더 잘 기억할 수 있다. 게이츠의 실험에 따르면 1그룹은 단어 16개를 눈으로만 외웠고 2그룹은 눈뿐만 아니라 소리 내어 읽기까지 사용하여 단어를 외웠다. 그 결과는 1그룹의 암기율은 35%인데 비해 2그룹의 암기율은 74%에 이르렀다고 한다. 소리 내어 읽기는 특히 영어에 더 효과적인데 우리 뇌는 입술의 움직임으로도 단어를 기억하고 인출할 수 있다고 한다.

또 다른 감각기관으로 손을 쓸 수도 있다. 우리가 노트필기를 하거나 직접 단어장을 제작하여 공부하는 방법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여러 감각기관을 사용한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경로로 뇌를 자극한다는 것을 뜻한다.



11. 출력 상황에 맞추어 공부하기

우리 뇌는 무언가를 공부할 때는 책 내용뿐만 아니라 공부할 당시의 기분이나 환경도 함께 입력한다고 한다. 따라서 기억을 떠올릴 때도 당시의 기분이나 환경을 만들어주면 훨씬 더 잘 기억이 나게 된다. 배우들이 대사 외우기 등 연극 연습을 할 때 꼭 실전 무대에서 리허설을 하는 것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보는 시험 때도 적용될 수 있는데 시험이 오전 국어, 오후 영어라면 평소 오전에는 국어 공부를 하고 오후에는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는 결론이 나온다. 시험에 대한 긴장도가 높은 학생은 평소 공부할 때 시험과 똑같은 환경을 설정함으로써 효과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시험시간이 50분이면 평소 45분 안에 문제 푸는 연습을 하고, 공부할 때도 높은 긴장도를 유지함으로써 실전에 대비한 긴장을 연습할 수 있다.



12. 반복하여 기억하기

독일의 심리학자 에빙하우스에 따르면 사람은 학습 후 20분이 지나면 기억이 58% 밖에 남지 않고 9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36%밖에 남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사람의 기억이 시간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은 우리 뇌 속에 단기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때문이다. 해마는 시간이 지났는데도 우리가 그 정보에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이를 삭제해 버린다. 따라서 우리가 정보를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서는 평소 복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그래야만 해마는 해당 정보를 장기 기억을 담당하는 대뇌피질로 이관시키게 된다.

복습은 배운 직후 바로 하는 게 효과적이다. 9시간만 지나도 뇌 속에 남은 기억이 36%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알고 있을 때 복습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에빙하우스에 따르면 한번 복습을 하고 나서는 텀을 길게 가져갈 수 있는데 1차 복습이 배운 직후라면 2차 복습은 하루 뒤, 3차 복습은 1주일 뒤, 4차 복습은 한 달 뒤로 할 수 있다.

한편 반복학습을 할 때도 다양한 방법을 쓰면 효과적이다. 이는 우리 뇌가 똑같은 패턴보다는 신선한 자극과 변화를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영어 공부 'delicious'를 '맛있는'으로 공부할 때 거꾸로 '맛있는'으로 생각나는 단어 'delicious'를 적어 보는 것이다.



13. 조금씩 꾸준히, 분산 학습

공부를 할 때 한 번에 몰아서 하는 것이 효과적인가? 중간에 휴식을 취하는 분산학습이 효과적인가?

이는 사람의 스타일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중간에 휴식을 취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고 한다. 이 역시 뇌의 특징 때문인데 우리가 쉴 때 뇌도 마냥 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뇌는 휴식 시간 동안 앞에서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휴식을 취하지 않는다면 뇌는 수많은 정보를 감당하지 못해 뒤죽박죽 섞이게 되는 것이다.

분산학습은 과목을 분산하는데도 쓰일 수 있다. 앞에서 말했듯 우리 뇌는 똑같은 과목이나 비슷한 내용을 계속 공부하면 금방 지치고 지겨워할 수 있다. 이에 하루 6시간 동안 수학만 공부하는 것보다 2시간 수학 2시간 영어 2시간 국어 형태로 공부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만약 특정 과목에만 집중해야 한다면 공부 내용을 분산해서 공부할 수도 있겠다. 예를 들어 영어 공부를 한다면 영어 단어만 계속 파지 말고, 단어 문법 독해 듣기 등을 번갈아 가며 공부를 하는 것이다.



14. 잠을 잘 자는 것도 공부

사당오락이라는 말이 있다. 시험공부를 할 때 5시간 잠을 자면 떨어지고 4시간 잠을 자면 붙는다는 말로서 그만큼 많은 공부량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실제 나도 누군가로부터 그 이야기를 듣고는 고3 때는 몽롱한 정신상태를 버텨가며 공부에 매진했다. 하지만 결과는 역효과가 나고 말았다. 오히려 성적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만 것이다. 대체 왜 이런 현상이 나온 걸까?

실제 여러 과학실험에 따르면 학습 후 잠을 충분히 재운 그룹과 잠을 재우지 않고 계속 학습한 그룹을 비교해보니 잠을 충분히 잔 그룹이 배우는 속도나 정확도가 모두 높았다고 한다. 이는 앞에서 언급한 휴식처럼 뇌는 잠을 자면서 배운 내용을 정리하고 기억을 되새기기 때문이다.

잠에는 깊은 잠과 얕은 잠이 있다. 이중 얕은 잠을 렘수면이라고 하는데 렘수면은 평균 1시간 30분마다 돌아오는 패턴으로 이때 우리는 꿈을 꾸게 된다고 한다. 보통 우리가 기억을 정리하는 시간도 바로 이 렘수면 중에 이루어진다고 한다. 따라서 렘수면 주기를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머릿속에 정리가 잘 된다는 것인데, 이를 생각할 때 평소 6-8시간 정도는 매일 꾸준히 잠을 자는 것이 학습에 효과적이다는 결론이 나온다. 실제 로버스 스틱골드의 실험에 따르면 1그룹은 잠을 전혀 재우지 않았고 2그룹은 6시간 미만의 수면 3그룹은 8시간 이상을 잠을 자게 했는데 8시간 이상 잠을 잔 3그룹이 성적이 가장 많이 올랐다고 한다.

렘수면


ps. 어디까지나 공부법은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것이어야 한다. 사람의 성향이나 스타일에 따라 각자가 추구하는 공부법은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스스로 자신의 학습 방법을 되돌아보면서 무엇이 효율적인지 고민하고 자신에게 적합한 공부방법을 찾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공부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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