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퀀트의 독일 여행

5. 전력을 사고팔기

by 파워 퀀트

본 저자의 필명이 파워 퀀트 (Power Quant)인 이유는 전력을 사고파는 에너지 회사에 다니기 때문이다. 독자들에겐 전력 (Power)을 거래한다는 개념이 생소하리라 예상한다. 사람들이 나에게 어떤 회사에서 근무하냐고 물으면, 나는 그저 에너지를 거래하는 회사라고 말한다. 전력을 사고파는 회사에 다닌다고 처음에는 솔직히 밝혔으나, 갸우뚱한 반응을 본 이후로는, 나와 상대방을 위해서 약간 거짓말을 보탰다.


유럽은 전력을 민간 시장에서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다. 태양광 패널을 가진 자산 소유자 (Asset Owner)는 전력 중개 업자를 통해 생산된 전력을 시장에 판다. 예를 들어, 태양광에서 오전 9시와 10시 사이에 2.5 MWh가 생산되었다면, 전력 중개 업자는 중개인 역할을 하여 전력 시장에서 자산 소유자대신 거래를 해준다.


반대로, 예를 들어, 전력이 필요한 공장이 전력 중개 업자에게 자신들이 필요한 전력을 대신 사도록 요청할 수 있다. 종이를 생산하는 공장이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시간당 3 MWh가 필요하다면, 전력 중개 업자는 시장에서 전력을 사서 공장에게 전달한다.


실제 전력이 거래되는 모습 또한 주식 시장과 거의 똑같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매수가 (Bid)와 매도가 (Ask)가 있다. 23:00 - 00:00 상품을 보면 (이 상품의 이름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곧 설명할 예정이다), 2.36이 최우선매수호가는 2.36유로, 최우선매도호가는 39.97유로다. 따라서, 호가 스프레드가 37.61유로다 (39.97 - 2.36). 주식 시장에서는 볼 수 없는, 아주 큰 스프레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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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자가 하는 일은 이 상품들의 가격을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측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23:00 - 00:00 상품이 언제 가장 저렴한 지, 언제 가장 비싼 지를 예측해서, 가장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일을 한다.


여기서 23:00 - 00:00의 의미를 잠시 설명하려고 한다. 아주 간단하다. 이는 시간을 의미한다. 즉, 23:00에서 00:00에 사용될 전력 상품을 뜻한다. 내가 23:00 - 00:00을 산다면 나는 23:00 - 00:00 동안 쓸 수 있는 전력을 산다는 의미다.


그래서, 밤에는 사람들이 잠을 자기 때문에 전력 수요가 적어 상품들이 대체로 저렴하다. 반대로, 낮에는 사람들이 일도 하고, 공장도 돌리기 때문에 전력 수요가 많아 상품들이 대체로 비싸다. 물론, 시장이 이렇게 단순하게 흘러가진 않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앞으로 천천히 풀어나가려고 한다. 지금은 2025년 4월 7일 밤 10시 42분이고, 내가 저번 글을 쓴 적이 대략 3개월 전이다. 글을 써야지, 마음속으로 생각만 하다가 부담이 돼 미루고 미뤄 오늘 짧게나마 한 편을 끝냈다. 나 스스로가 무리하지 않도록 오늘은 여기서 글을 마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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