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로 비취던 햇살은 사라진 지 한참이고 저녁 어둠이 짙게 깔린 시간 도서관으로 향했다.
하루 도서량을 정해두었지만 집에서는 집중이 되지 않아 자주 장소를 바꾸고 있다.
라테 한 잔을 손에 들고 첫 페이지를 펼쳤다.
장소가 도서관이어도 집중이 되기까지 준비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지만 오늘은 바로 몰입이 되어 쭉 읽어내고 있었다.
화장실 거울에 비췬 모습이 너무도 낯설다.
얼굴 가득 슬픔이 묻어있다.
왜?
머릿속의 걱정들이 고스란히 비치는 모습에 당황스러웠다.
아... 내가 느끼는 것보다 많은 걱정을 하고 있구나.
화장실 밖으로 나오며 억지 미소를 뗬다.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당장 굶어 죽는 것도 아닌데 좋은 방향으로 나를 데리고 가야 했다. 매점에서 에너지바 하나로 기분을 달래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갑자기 아들 생각이 났다.
해피바이러스라는 별명을 가질 만큼 활발했던 아들은 사춘기 무렵부터 말수가 줄었고, 엄마 앞에서는 감정을 꾹꾹 눌러 되던 아들이 혹시 군대에서도 그럴까 싶어 마음이 무거웠다.
"아들! 오늘 훈련은 고되지 않았어? 명령이 존재하는 특별한 곳에서 억지로 참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의 감정들을 한 번 살펴봐봐. 결국에 산다는 것은 내가 누구인지부터 시작되더라. 오늘도 고생 많았고, 예쁜 꿈 꿔. 오늘도 너를 떠올리며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하며. 너를 많이 사랑하는 엄마가."
2026년 1월 21일 자 출간된 김묘정 작가의 "생각보다 너는 더 강한 사람"은 힘들었던 10대 20대를 지나 30대 중반에 나름 성공이란 것을 할 수 있었던 여러 요소들 중 감사일기와 긍정확언의 역할이 컸음을 자세히 말해준다.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다 문득 나에게도 질문을 해보았다.
나는 얼마나 힘들었지?
나는 얼마나 고민했지?
나는 어떤 꿈을 꾸고 있지?
어떤 답도 찾을 수 없었지만 긍정확언은 백일백장에서 매일아침 하고 있으니 당분간은 그렇게 유지하고, 오늘보다 내일 좀 더 성장했을 나를 위해 감사일기 쓰는 것을 다시 해보기로 했다.
그 처음이 저녁이면 핸드폰 속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아들에게 너를 떠올리며 소식을 전할 수 있음에 대한 감사 하다는 표현이었다. 핸드폰은 이미 반납했겠지만 그대로 있는 숫자 '1'을 나는 내일도 모레도 확인하겠지만 이렇게라도 안부를 물을 수 있음에 정말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