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맑음

by 소소한 특별함

"위로는 서툴수록 좋다"의 저자이며 책과 강연의 대표인 이정훈 작가님의 강연에 다녀왔다.

여느 강연과 같이 질의응답을 하며 마무리가 되었고, 사인회가 있었지만 시간이 늦은 관계로 그냥 돌아서야 했다.


작가님의 좋은 말들 중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말은 '때때로 맑음'이다.

인생과 행복에 비유된 표현이다.


오늘의 날씨는 비 온 뒤 흐리고, 습도가 높으며 미세먼지 농도도 짙어 하루 종일 뿌옇다.

나의 기분과 지금 내가 지내는 시간은 오늘의 날씨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해가 쨍하고 뜨며 눈이 부신 날이 올 것이다. 나는 그때를 기다리며 오늘을 견디고 있다.

삶은 해석하기 나름이라는 말에 우울모드를 조금은 벗어내고 싶어졌다.

언제나 맑음이 아닌 때때로 맑음이 인생일 테니까.


각 연령층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한 가지라고 했다.

과거의 모든 시간을 버리고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일을 한다고 할 때 그럼 과거를 지나온 그 시간은 다 내가 아니냐고 묻는다.


강연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비즈니스 관련 수업을 들었을 때의 일이다.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이 각자 구상한 비즈니스를 실행으로 옮겼을 때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살피는 실험을 하였다. 그러나 내게는 아이디어가 없어 현장에서 내가 해온 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나누었다.

그리고 내게 많은 아이디어를 주었지만 그중 지금 바로 해 볼 수 있는 것은 한 가지로 모아졌다.

30년 넘게 같은 분야에서만 일했던 경력을 앞세워 인터넷으로 상담이나, 조언을 해보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 30년을 버리고 다른 것을 하고자 했다.

나의 30년 경력은 전문가를 보조해 주는 역할이었지 내가 전문가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떠나온 이상 그 일을 계속하고 싶지 않았다는 것이 그때의 이유다.


나의 과거를 모두 지우고 어떤 거라고 정해져 있지 않은 채 방황하고 있는 지금의 내게 이정훈 작가님의 말이 나를 상기시켜 준다.

내가 지나온 시간을 나는 통으로 거부하고 있었다. 그건 나를 부인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이해했다.

나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주려, 나를 수긍하려 많은 애를 썼지만 아이러니하다.

나의 청춘이 그곳에 있었고, 나의 열정을 모두 불태운 곳을 나는 왜 이렇게도 외면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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