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도장 찍기 하듯 4년을 이어온 것들이 있다.
매일독서, 필사, 낭독 그리고 캘리그래피.
2025년 11월부터 백일백장 글쓰기가 추가되었다.
차려진 반찬에 밥숟가락 하나 가볍게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머릿속으로만 문제를 풀고 있는 것을 이번만큼은 지면에 옮기고 싶었다.
언제나 목적이 분명하지 않아 그런 게 꼭 있어야 하느냐고 반문하며 그냥 해요를 했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꼬깃꼬깃 구겨진 채 꺼내지 못하는 엄마와의 관계를 더 이상 미루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여전히 주저하는 마음이 컸다.
매일 마음을 들여다보고 다독이는 행위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만큼은 꼭 써 내려가겠다는 마음으로 기수장이라는 안전장치를 설치했다.
글을 쓰기 위해 하루 종일 주제를 생각하고, 글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는 동료들의 글을 이 방 저 방 찾아다니기도 했다.
기존 작가님들의 글과 현장에서 만나는 선배 작가님들을 볼 때면 '나는 아직 멀었어'를 되뇌어야 했다.
그들을 쫓기보다 나의 속도를 유지하며 가는 것 또한 마음 내려놓기의 일환처럼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게 쌓인 글밥이 100개 되었다.
댓글이 달릴 때면 다시 읽어보며 스스로 감탄한 적도 더러 있다.
'오우~ 실력이 늘었는데!'
길게만 느껴졌던 100일 너무도 빠르게 지나 이제 이틀을 남기고 있다.
매일 반복되는 것들에 글쓰기 하나를 추가하는 것은 밥상에 숟가락 하나를 더 내는 가벼움이 아니었다.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일과였고, 다른 것은 미루더라도 꼭! 해내야만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엄마에 관한 글이 쌓이면서, 엄마에 대한 마음은 가벼워졌다.
백일백장 글쓰기를 통해 내가 가장 크게 얻은 수확이지 않을 수 없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 목적이 분명하면 흔들리지 않는 경험 또한 했다.
100일의 글이 모두 엄마에 관한 것은 아니지만 마음속에 구겨진 것을 꺼내려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온전히 나와 마주하는 시간이다. 그만큼 나에게 솔직해지는 시간을 갖다 보니 여러 번 울었다. 어느 날은 내가 너무도 딱해서, 어느 날은 아이가 너무 안타까워서. 어느 날은 엄마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나의 마음을 알겠어서....
글쓰기의 힘은 이런 것일 테다.
나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쓰기만으로도 위로가 돼서 가벼워질 수 있는 것.
백일백장 26기가 종료되더라도 나의 글쓰기는 여전히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