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강박에 있었기에, 강박이 가장 편안하다.

by 소소한 특별함

내게 글쓰기는 '원가족'과 얼키고 설킨 복잡한 감정에서 시작되었다.

속시원할 만큼 써내려가는 글은 아니였지만 프로젝트 참여 100일 완주하였다.

그 특혜로 1:1코칭을 빠르게 받을 수 있었다.

나는 덤덤하게 나의 이야기를 할 준비를 했다. 덤덤하기에 울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러나 첫 마디부터 나는 울기 시작했다.

엄마라는 단어는 누구에게나 쉽게 무너지게 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

관계개선을 위한 나에게는 특히나.


낯선 곳,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나는 크게 갖고 있다. 더불어 나의 얘기를 풀어내야 하기에 1:1코칭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사뭇 궁금했다. 들은 정보를 토대로 나 역시 몇가지의 질문을 준비하였다.

그러나 어떤 것도 필요하지 않았다.



나의 글쓰기의 주제는 '가족'으로 명확하다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라는 방법이 나에게는 필요하지 않았다.

그냥 마음을 다 비우고 써내려가라는 조언이다.

그러다보면 저절로 나를 인정하게 된다고.


역시나 '나'로 종착된다.

상담공부할 때 미처 몰랐던 나를 발견한 사실이 하나있다.

내가 나를 볼 줄 모르고, 타인의 시선에 흔들리는 아주 나약한 나였다.

오랜 시간을 공들여 여기까지 왔지만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여전히 내가 나를 인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방법도, 방향도 모른다.

나를 찾기 위해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하겠다 다짐하지만 너무도 이기적인 태도에 죄책감이 커진다.

나를 찾기 위해 느끼는 감정을 표현해보지만 익숙하지 않기에 몇 번을 곱씹어도 상대에게 무례했다는 생각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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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강박에 있었기에, 강박속에 있는 내가 가장 편안하다.

얼키고 설킨 실타래는 시간이 지나면서 그 뿌리를 깊숙히 박고있다.

그 뿌리는 내가 나를 인정하지 못하고 타인의 '인정'만을 바랬기에 풀릴 수 없는 것이였을까를 생각해 본다.


처음 글쓰기 앞에 처음 설 때 '내가 할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다.

정답이야! 할 것도 아니지만 완전히 오답도 아닌채 '오늘은 이만큼만!'이라는 애매모호한 경계선을 그리고 있다.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위로를 주기위해 온전히 내려놓을 용기를 다시 내며 애매함의 선을 옮겨보려 한다.


돌아오는 길. 손에는 눈물을 닦아낸 휴지를 버리지 못한 채 꽉 쥐고 있었다.

마침 마주한 퇴근길 지하철에서는 혼잡하니 다음 열차를 이용해 달라는 요란한 안내음이 역에 정차할 때 마다 울려퍼진다.

나는 그 속에 파묻혀 눈을 감는다. 지하로 달리던 열차가 지상으로 나오니 열차내 공기도 바뀌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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